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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남다른 반려견 사랑…맹인들의 '빛' 됐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0.10.26 06:00 수정 2020.10.25 14:35

진돗개 우리 고유견종 등록 노력…맹인 안내견 지원사업까지

1993년 미국의 종합경제지 포춘과 인터뷰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1993년 미국의 종합경제지 포춘과 인터뷰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남다른 '애견관'을 바탕으로 애견 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닐 때 여러 종류의 개를 손수 키우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개를 유난히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도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등 소형견을 길렀다.


이 회장의 이같은 애견관은 사회공헌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 세계종견협회는 진돗개는 확실한 순종이 없다며 우리 고유 견종임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었다. 이 회장은 직접 진도에서 30마리의 진돗개를 사와 사육사 및 외국전문가를 동원해 순종교배 지원에 나섰고, 마침내 순종 한 쌍이 태어나 세계종견협회로부터 공인 받는 데 성공했다.


또 1975년에는 진돗개애호협회를 만들어 직접 회장을 맡았고 진돗개 경연대회까지 열었다. 1979년에는 세계축견연맹 전시회가 일본에서 열리자 자신이 키우던 진돗개 암수 한 마리씩을 일본에 가져가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 취임 후 '신경영'을 내세운 1993년 삼성그룹은 국내 첫 안내견 학교를 비롯해 구조견과 동물치료 사업을 시작했다. 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외신들이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비난하자 팔 걷고 국가 이미지 재고에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명견경연대회인 영국 크러프츠를 공식 후원했고,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영국 품종협회인 켄넬클럽에도 정식 등록했다. 또 이 회장은 유럽의 동물 보호 단체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정식 초청해 자신이 직접 기르는 개를 보여주고, 한국의 애견문화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학교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여러 안내견 학교는 개인기부로 운영되는 반면, 삼성 안내견 학교는 100%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 안내견 수는 70여마리 정도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200마리가 넘는 안내견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나와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분양됐다. 이외에도 삼성 안내견학교는 해외 안내견 양성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확대해 생명존중과 동물애호 정신을 전파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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