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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34] 삼성SDI, K-배터리로 100년 기업 꿈꾼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10.26 07:00 수정 2020.10.25 21:01

지난 50년간 전자부품에 이어 배터리에서도 톱 브랜드

전기차·ESS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경쟁력 제고 향상

오너가 3대에 걸친 뚝심에 전문경영인 체제 ‘빛’ 발한다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0'에 마련된 삼성SDI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0'에 마련된 삼성SDI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SDI가 배터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약에 나서고 있다. 전자부품업체에서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회사는 이제 100년 기업에 도전한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SDI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1970년 삼성과 일본NEC간 합작으로 '삼성-NEC 주식회사'로 설립된 이후 전자부품업체로 성장해 온 회사는 2000년대 들어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TV 진공관에서부터 전고체배터리까지 다양한 제품들은 그동안 회사의 변화를 잘 말해준다.


브라운관에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까지 디스플레이에 주력하던 2000년 배터리 양산품을 출시하면서 배터리 사업에 본격 나선다. 전년도인 1999년에는 지난 1974년부터 사용해온 삼성전관이라는 사명을 현재의 삼성SDI로 변경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배터리에 본격 배터리 사업에 나선 삼성SDI는 10년 뒤인 2010년 말 이차전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 2014년 제일모직 소재사업을 통합하면서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 종합 전자부품업체 꿈꿨던 삼성SDI, 배터리·소재업체로 성공적 탈바꿈


2000년부터 스마트폰 등 IT기기용 소형 배터리로 성장을 구가해 온 삼성SDI는 지난 2008년부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전기차 배터리는 지난 2009년 BMW 최초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사업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또 지난 2015년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배터리팩 사업부문 인수 이후 셀부터 모듈, 팩 등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의 수익계열화를 갖춰 경쟁력을 배가시켰다.


삼성SDI 중국 시안 공장 한 직원이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삼성SDI 삼성SDI 중국 시안 공장 한 직원이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삼성SDI

또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 맞춰 생산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생산했는데 올해는 30GWh로 약 50% 가량 생산량을 늘리고 향후 5년간 4배 이상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기존 4개 생산라인을 운영해 온 헝가리 괴드공장에 4개 신규라인을 추가하는 증설작업을 최근 시작했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삼성SDI는 헝가리에서 20~25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생산력 확대에 첨병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와 함께 신성장의 쌍두마차인 ESS도 성장을 거듭하며 ESS용 배터리 시장 1위 업체로 등극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구가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상업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산불 등으로 전력 공급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등 가정용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적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회사는 오는 27일 발표되는 3분기 실적에서 2000억~22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중대형 전지부문은 100억~2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상당히 축소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력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품질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생산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중대형 전지사업도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소형 배터리에서 중대형 배터리로 경쟁력을 높여 온 것에 그치지 않고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 전고체 배터리 등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시장 주도권을 지속해 나간다는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적용해 기존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배터리보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폭발·화재 위험성이 거의 없는 등 안정성은 높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지난 2017년 5월 29일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자료사진)ⓒ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지난 2017년 5월 29일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자료사진)ⓒ삼성SDI

◆ 오너의 결단력에 전문경영인의 실행력 결합으로 신성장 표본


삼성SDI가 지난 50년간 사업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래를 내다 본 오너의 판단과 이를 토대로 한 전문경영인들의 실행력이 맞물린 결과다.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NEC 주식회사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소재·부품부터 완제품을 모두 포괄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탄생했고 지속적 투자로 브라운관 시장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어 1990년대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도 이건희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로 분산돼 있었던 사업을 삼성SDI로 일원화해 본격적인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그룹의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보고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에도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 본격적인 사업 시작 10년만인 지난 2010년 소형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전기차 배터리 수주 등 사업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을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과 회동하면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선행 개발 현장을 둘러보는 등 신기술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취임, 4년차를 맞는 전영현 사장의 리더십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기반한 기술 경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R&D 비용으로 총 4092억원을 집행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8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인데 이 중 80%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삼성SDI를 창립 이래 최초로 10조 클럽(매출 10조974억원)에 가입시키는 등 회사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취임한 2017년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지난해 ESS 화재 사태라는 악재에도 선제적인 대응과 조치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전 사장은 지난 7월 개최된 창립 5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50년을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삼성SDI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삼성SDI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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