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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사망자, 6일만에 10년치 사망자 넘어…"맞는 게 이득" VS "기다리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0.23 04:00 수정 2020.10.23 10:40

22일 기준 백신 관련 사망자 최소 28명

2009년부터 10년간 관련 사망자 25명

다수 전문가 "접종환경 문제 가능성"

고령자 등 '현시점' 접종 대해선 의견 갈려

서울의 한 병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의 한 병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독감 백신 관련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천 거주 17세 남성이 접종 이틀 만인 지난 16일 사망한 이후 6일 동안 관련 사망자는 최소 28명으로 파악됐다.


22일 질병관리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서울·전북·전남·경남·경남·인천 등에서 1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전날까지 집계된 10명을 포함하면 누적 사망자는 최소 28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관련 사망자가 2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일 만에 10년 누적 사망자를 넘어선 셈이다.


관련 사망자가 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보건 당국의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며 예방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백신 문제라기보다 '접종환경' 등
복합적 요인으로 사망자 늘었을 가능성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백신으로 인한 사망보다 △기저질환 △추운 날씨 △스트레스 등 다양한 조건이 결부돼 관련 사망자가 늘었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종 결론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에도 비슷했다. 그때도 사망신고가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 사례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서 (사망과 백신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증명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10월 신종플루 예방접종 당시 11일 동안 7명이 사망해 백신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부검 및 진단 결과 사망자 7명 중 6명은 심장질환 또는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백신 접종 관련 사망자 25명 중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인정돼 국가로부터 보상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한 명이 유일하게 보상을 받긴 했지만, 해당 사망자의 직접적 사인은 흡인성 폐렴으로 파악됐다. 당시 확인된 백신 부작용은 '밀러·피셔 증후군'으로 인한 안면 신경 마비였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지난 13일 대구 북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경북지부 입구 앞에서 시민들이 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13일 대구 북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경북지부 입구 앞에서 시민들이 예방 접종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10월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독감 백신과 무관하게 고령자들에게 뇌졸중, 심근경색이 종종 발생한다. 추운 날씨, 스트레스 등이 겹쳐서 그런 일(사망자 급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 부족 등의 뉴스를 접한 고령자들이 서둘러 접종을 받기 위해 대거 병·의원을 찾은 영향으로 접종 대기시간이 길어졌다며 "병·의원 앞에서 기다리고 춥고 떨리는 상황이 고령자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다.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되고, 장시간 대기로 수분 섭취를 못 하면 탈수 증상으로 혈관에 혈전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령자나 당뇨 등을 앓는 기저질환자 등은 동맥경화로 혈관이 이미 좁아져 있다"며 "혈관이 수축하거나 혈전이 생기면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검 결과를 봐야 한다면서도 "돌아가신 분들의 상당수는 백신 부족에 대한 초조함, 추운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은경 청장 역시 국감에서 "많은 고령층이 단기간에 접종하면서 장시간 대기하는 문제가 어르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인천 거주 17세 남성 △서울 거주 53세 여성 등과 같이 고령자가 아니거나 기저질환을 앓지 않았던 사망자들에 대해선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자, '현시점'에 백신 맞아도 되나
전문가 의견도 분분


보건 당국 및 대다수 전문가들이 백신 부작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부검 등으로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상황은 아니라 불안 요소가 완벽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보건 당국은 관련 사망자들의 부검 소견 등이 나오는 데 최대 2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백신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독감 백신을 현시점에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특히 관련 사망자가 고령자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독감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결이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을 안 맞고 독감에 걸려서 중증 폐렴이나 기저질환 악화로 사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며 "매년 3천명가량이 국내에서 그렇게 돌아가신다. 지금 고령층에서는 독감백신을 맞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 관련 스트레스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예약을 통한 접종 △백신 접종 전 충분한 숙면 △지속적인 수분 섭취 △따뜻한 옷차림 △접종 후 충분한 휴식 등을 권고했다. 그는 관련 권고를 준수할 경우 "이런(사망) 사고는 상당 부분 예방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독감 접종률이 80%가 넘는다며 "독감 접종 시기가 지나고 난 다음 돌아가시는 분들의 80%는 백신 접종 이후 돌아가셨다고 볼 수 있다. 독감 감염 가능성이 높거나 감염 시 폐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기저질환이 있다면 예방접종을 해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소아과에서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꺼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의 한 소아과에서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꺼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전에는 '접종 지속', 오후에는 사실상 '접종 유보'에 가까운 입장을 내놨다.


김 원장은 오전에는 "독감예방 주사가 가지는 장점이 크다. 프로세스(접종)는 진행하자"고 말했지만, 오후에는 "오늘 밤이라도 감염내과·면역학 교수 등과 긴급하게 의견을 나눈 뒤 어떤 공식입장을 낼지 말하겠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취약계층이 임산부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라면서도 "(백신 관련) 사망자 대부분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그분들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해당 연령대에서) 사망자가 나오고 있어 많이 불안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론 정부 결과를 보고서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역시 독감 백신 접종 '유보'를 권고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방접종 후 사망보고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독감 관련 모든 국가예방접종과 일반예방접종을 일주일간(10월 23일∼29일)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독감 백신 유료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 중인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지난 9월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독감 백신 유료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 중인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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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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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bs 2020.10.24  09:03
    가짜뉴스, 아니 엉터리 기사... 
    2009년부터 작년까지 사망 25명은 백신 관련되어 죽은 사람 숫자이고....
    올해 10/16일부터 6일간 죽은 28명은 백신은 맞았지만 백신과 관련없이 죽은 사람 숫자인데...
    무슨 그 두개를 같이 비교해...
    올해도 6일간 죽은 사람 중 백신 관련으로 죽엇다고 확인된 사람 숫자만으로 상대비교를 해야지...
    올해 죽은 28명은 백신을 맞았다 뿐이지 백신 관련으로 죽은 사람이 아니라는데...
    무슨 '6일만에 10년치 사망자 넘어' 이런 엉터리 기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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