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신한울3·4호 재개될까…‘외양간에 소 남아있다’
입력 2020.10.22 06:00
수정 2020.10.21 14:59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논란…“신한울 3·4호기 공사재개” 거세
두산 핵심 기술력 건재하지만, 원전관련 중소기업들 ‘폐사 직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부실’이 드러나면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등 우리 기업들의 우수한 원전 기술력이 증발하기 전에 탈원전 정책을 철회하고 원전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일고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국내 원전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원전 핵심설비인 원자로를 만들던 두산중공업은 매출이 8조원 급감하는 등 급격한 경영악화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에 원전 관련 제품을 납품하던 수백여개의 중소협력사들은 이미 고사 상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원전 핵심 기기 부품을 만드는 500여 핵심 협력업체가 두산중공업에 수주한 금액은 2016년 3700억원에서 지난해 2600억원으로 30% 줄었다.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는 최근 관련 성명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휴업으로 원자로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 70년에 걸쳐 축적해온 우리 원전 기술력이 증발할 것”이라며 “국내 기계·부품 산업의 중심지인 경남 지역경제도 이미 침몰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학계는 우리 기업들이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고 원전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뒤늦게 산업을 회복시키려 해도 너무 늦은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까진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미국의 원전개발기업 뉴스케일파워에 1조5000억원의 기자재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등 건재한 원전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일단 회사가 유지되는 만큼 관련 기술력과 노동력도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문제는 원전 관련 수많은 중소협력업체들이 당장 일감이 없어 문을 닫기 직전이고, 이들이 사라져버리면 그만큼 원전 건설 재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전 건설 재개는 관련 중소기업들의 부활뿐만 아니라 두산중공업 경영난 해소도 뒷받침할 전망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되면 주 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최소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7000억원의 매몰비용도 회수할 수 있다.
특히 두산그룹이 채권단에 2023년까지 경영정상화 및 사업부문 개편을 약속한 상황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까지 충분한 여력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에교협은 “절차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은 원인 무효 행위가 될 수 있다”며 “한수원은 더 이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신한울 3·4호기 건설 의향을 표출하고 정부는 이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