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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구글①] ‘상생’ 외면 이유 결국 ‘돈’…한국서 얼마 벌길래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10.19 07:00 수정 2020.10.16 16:42

올해 1~9월 신용카드 매출만 2조696억…전체 78.5%

코로나19로 ‘광고’ 매출 확 줄자 새로운 수익 창출 노려

구글 앱 마켓 ‘구글플레이’ 로고.ⓒ구글 구글 앱 마켓 ‘구글플레이’ 로고.ⓒ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구글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들어와 있는 모든 앱에 결제 수수료 3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이 거세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독과점 지위를 남용해 앱 생태계는 물론 모바일 콘텐츠 시장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다. 서비스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용자 피해도 예상된다. 중소 개발사와 ‘상생’을 강조하며 개방형 플랫폼을 표방하던 구글이 이러한 정책을 결정한 배경과 문제점, 대안을 차례로 짚어본다.(편집자주)


구글의 ‘통행세’ 부과 선언은 광고 매출 축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은 매출 대다수를 광고에서 발생시키고 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해졌다.


투자은행 코웬앤드코는 올해 구글의 광고 매출 예상치를 1275억달러(약 146조원)로 예상했다. 당초 예상치인 1560억달러(178조원)에 비해 286억달러(32조원), 비율로 따지면 18.6% 축소된 수치다.


반면 앱 마켓 내 결제액은 코로나19가 확산시킨 비대면 문화 영향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구글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신용카드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비씨)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3대 앱 마켓 신용카드 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앱 마켓 신용카드 매출은 2조6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글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매출이 78.5%(2조696억원)에 달했다.


결국 구글은 줄어드는 광고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 방침인 앱 개발사와의 ‘상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앱 마켓 매출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광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이 악화하면서 구글이 다른 수익 창출 영역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사업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요금 인상으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애플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은 103억달러(약 12조원)로 애플 앱스토어 매출 190억달러(약 22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은 구글과 달리 모든 앱과 콘텐츠에 결제 금액의 30% 수수료를 적용해왔다.


노 실장은 “애플은 처음부터 폐쇄적인 환경을 지향하면서 이용자들이 비싼 사용료를 기꺼이 지불하면서도 이용하고자 하는 프리미엄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이와 달리 구글은 개방형을 표방했고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으나, 애플보다 수익이 크게 떨어져 갈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업의 철학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익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글의 수수료 인상은 국내 앱·콘텐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 부담 증가 우려에 따라 정부가 구글 통행세 매출에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나, 구글 서버가 국내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세금을 매기기 쉽지 않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방송·통신과 달리 인터넷영역은 정부 허가에 따른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닌, 혁신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 사업자들로 구성돼 있다”며 “명백한 이용자 피해나 사회적 비용이 초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과세나 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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