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뷔페식당들 57일 만에 일단 문은 열었지만…“현장은 혼란과 불안”
입력 2020.10.12 16:04
수정 2020.10.12 16:22
영업 중단‧재개 모두 휴일 오후 발표
“식자재 다양한 뷔페식당은 즉각 대응 어려워”
재개 첫날 일부 브랜드만 정상 영업
뷔페식당‧호텔 뷔페 등 순차적으로 매장 오픈
지난 8월 16일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문을 닫아야 했던 뷔페식당들이 12일 영업을 재개했다. 정부의 영업재개 방침이 하루 전날 주말에 발표되면서 부랴부랴 문은 열었지만 현장에서는 언제 다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갑작스러운 영업재개에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12일 수도권에 위치한 빕스, 계절밥상 등 프랜차이즈 뷔페식당은 이날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정상 영업을 개시했다.
일요일인 11일 오후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주말 오후 갑작스러운 영업 허용 발표에 미처 준비를 마치지 못한 일부 매장들은 순차적으로 매장 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찾아간 마포구의 한 뷔페식당에서는 점심시간 오픈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집중하고 있었다. 약 두 달 만에 문을 다시 여는 만큼 위생과 방역은 물론 음식 준비에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매장 내에서는 테이블 간격을 띄우고 음식을 담을 때에는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안내문도 비치돼 있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지난 2시경 다시 찾은 매장에서는 중간 중간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8월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전과 비교해 손님이 다소 줄긴 했지만 당초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요 프랜차이즈 뷔페식당의 경우 대부분 대형 쇼핑몰 등에 입점한 경우가 많아 뷔페식당 인근 상인들도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뷔페식당이 입점해 있는 쇼핑몰 내 한 상인은 “그나마 점심시간에 유동인구가 많았는데 그동안 뷔페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우리도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이제 문을 연다고 하니 손님이 좀 늘어날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업계, 영업재개 ‘환영’…“주말 오후 갑작스런 발표로 대응 어려운 점은 아쉬워”
업계에서도 영업재개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언제 다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문을 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문을 닫아도 매장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매출이 줄더라도 영업을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영업중단과 재개 모두 사전 예고 없이 주말 오후 시간에 발표하면서 현장에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뷔페식당의 경우 일반 식당과 달리 사용하는 식재료 종류가 다양하고, 매장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수가 많아 하루 만에 매장 오픈을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이 재개된 12일 문을 연 수도권 매장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와 계절밥상 등으로 한정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연장 조치가 나올 경우 준비했던 식재료를 폐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해 하루 만에 영업재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랜드이츠의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13일부터,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보노보노와 올반은 15일부터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뷔페의 경우에도 사전 리허설 등의 이유로 3~4일 가량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뷔페식당의 경우 정규 직원 보다 아르바이트 등 단기 근무 직원 비중이 높아 짧은 시간에 인력을 확충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영업 중단도 그렇고 재개 발표 때도 사전 언급 없이 주말 오후에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바람에 대응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식재료나 인력 수급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일반 자영업자들은 정상 영업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상황이 엄중한 것은 십분 이해하지만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