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대학생 절반 이상 올해 졸업해도 백수”
입력 2020.10.04 11:00
수정 2020.10.03 19:30
2020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예상 취업률 44.5%
10명 중 8명 신규 채용 환경 ‘작년보다 어렵다’ 응답

대학 졸업생 절반 이상이 사회에 나가더라도 취업이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청년실업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졸업생 과반 이상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셈이다.
예상 취업률이 5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조사대상의 60.5%에 달했다. 2014년 이후 5년간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들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비관적인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대학생 10명 중 약 8명은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대비 무려 29.4%p 상승한 수준이다.
반면 취업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는 비중은 9.1%로 같은 기간 대비 21.5%p 하락했다. ‘작년보다 좋다’는 비중은 1.3%로 1.2%p 낮았다.
취업난이도를 반기별로 살펴보면, 대학생들의 과반인 56.8%는 올해 하반기 취업환경이 고용난이 심했던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보다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취업준비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25.4%), ‘단기 일자리 감소 등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18.2%), ‘심리적 위축 가중’(17.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채용에 대해서는 과반인 50.6%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부정적’이라는 응답비중은 21.4%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4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진행 단계의 비용과 시간 절약’(28.6%), ‘채용기회의 공정성 강화’(17.1%), ‘평가기준의 객관성·공정성 강화’(11.2%) 순으로 응답했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이유는 ‘대면방식보다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기 어려움’(41.4%)이 가장 많았다. ‘부정행위의 가능성 증가’(25.8%), ‘시험·면접단계의 관리감독 미흡’(19.4%), ‘전자기기 고장 또는 네트워크 오류 발생가능성’(12.3%) 등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돼 청년 취업시장은 그야말로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다”며 “청년들의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규제혁파와 고용유연성 확보 등 기업들의 고용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공기업(21.5%) ▲대기업(16.8%) 정부(공무원)(16.8%) ▲중견기업(15.6%) ▲중소기업(11.8%) ▲외국계기업(9.0%) ▲금융기관(3.9%)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