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고스트’ 주원 “7년 만에 무대 복귀, 많은 변화 있었죠”
입력 2020.09.27 05:00
수정 2020.09.26 21:12
뮤지컬 '고스트', 10월 6일 디큐브아트센터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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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각시탈’ ‘제빵왕 김탁구’ ‘굿 닥터’ ‘용팔이’ ‘앨리스’, 영화 ‘패션왕’ ‘그놈이다’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배우 주원이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것은 TV였지만, 엄연히 시작은 뮤지컬 무대였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는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올랐고, 이를 계기로 연예계까지 진출하게 된 케이스다.
7년이라는 오랜 기간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주원을 다시 부른 건 뮤지컬 ‘고스트’다. 7년 전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작품 역시 ‘고스트’였다. 그는 ‘고스트’ 덕분에, ‘고스트’이기 때문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작품을 포기하면서라도 꼭 하고 싶다”고 할 만큼 그에게는 특별한 작품이다.
내달 6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고스트’는 패트릭 스웨이지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을 원작으로, 죽음을 초월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원은 초연 당시 극중 샘을 연기했고, 이번에도 같은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는다.
“7년 전 초연을 했을 때는 왜 샘이 몰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재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샘의 사연을 생각하게 됐죠. 단순히 그 장면뿐만 아니라 몰리를 대하는 태도와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거죠.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샘을 더 이해하고, 캐릭터들에 조금 더 공감대가 커진 것 같아요.”
7년의 시간 동안 주원은 더 상장해 있었고, 이런 변화에 따라 그가 맡은 캐릭터 샘도 더 입체적으로 변할 수 있었다. 그는 죽어서도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순정파 샘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캐릭터의 내면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셈이다.
“제게도 그 긴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죠. 이 캐릭터를 대할 때 1차원적으로 단순히 보여지는 것에만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려고 노력했어요. 모든 사람은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 스스로를 가둬놓았던 것을 열고, 샘과 어울리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아마 관객분들도 이전보다는 훨씬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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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애교스러운 말투와 해맑은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 주원이지만, 그는 자신을 두고 ‘표현에 서툰’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늘 주저함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다짐을 한 순간, 자신은 물론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그로인한 결과물들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저를 위한 변화였어요. 촬영을 하고도 편하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말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죠. 작품을 위해서 모두가 고민했으면 하는 부분들을 말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뀐 것 같아요. 그 걸 느낀 순간 계속 표현하고 있고, 더 좋은 것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대본을 보면서도 의심을 하는 버릇을 만들었어요. 연기를 하다보면 당연시 되는 것들이 있는데, 제가 맡은 캐릭터와 그를 둘러싼 관계들을 의심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의심이 ‘확’ 풀려버리는 순간이 있거든요. 그게 제게 원동력이 되고, 캐릭터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고스트’의 샘 캐릭터를 더 탄탄히 만들기 위해 초반부터 연출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수정도 했어요.”
주원에게 ‘의심’하는 버릇이 생긴 건 드라마 ‘앨리스’부터였다. 현재 10%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 ‘앨리스’는 지난해 2월 전역한 주원의 복귀 작이다.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엄마와 아들이 시간을 넘어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스트’ 역시 남녀가 죽음을 넘어선 사랑을 하는 이야기로, 두 작품이 묘하게 맞물리는 지점이 있었다.
“생각을 해보니 ‘앨리스’와 ‘고스트’가 모두 시공간을 초월한 작품들이네요. 하하. 그 것에 포커스를 둔 것은 아니에요. ‘앨리스’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엄마를 사랑하는 그 마음에 집중했고, ‘고스트’고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죽어서도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남자 쪽에 포커스를 맞췄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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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무대에 올랐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문화계가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 주원 역시 무대에 오르는 배우로서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 아파했다. ‘고스트’ 역시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한동안 거리두기 좌석을 적용해 공연을 진행한다.
“연습할 때 대부분 노래를 하고 있는 배우들 말고는 마스크를 하고 있고. 마스크를 쓴 상태로 대사를 하고 노래를 하기도 해요. 불편하지만 모두가 어쩔 수 없지 지켜야 하는 부분들이죠. 지금 배우와 스태프들은 대부분 ‘금전적 이익’ 보다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상황이 또 닥칠지 몰라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거리두기를 해서라도 공연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할 뿐입니다. 공연을 하는 입장에서 이 작품을 통해 위로를 주고 싶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내는 모습 또한 보여드리고 싶어요.”
‘고스트’는 원작 영화에서 보여줬던 영상 속 마법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서 재현시킨다. 최첨단 기술로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모습이나, 지하철에서 두 영혼이 싸우는 모습 등을 완벽하게 그려내면서 ‘매지컬’(매직과 뮤지컬의 합성어)이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7년 전에 진짜 ‘매직’ 같은 순간도 있었어요. ‘고스트’를 공연하면서 어느 순간 관객석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오로지 이 공간에 샘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듯한, 꿈같은 순간이었죠. 이 마법 같은 순간들이 제가 무대를 가장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코로나19 백신이 있을 미래로 다녀올 수 있는 마법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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