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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악의 꽃' 악에서도 피어난 꽃 이준기 VS 나락 속 악 김지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09.25 12:44 수정 2020.09.25 12:46

ⓒtvN ⓒtvN

tvN '악의 꽃'이 감성추리서스펜스란 장르를 확대시켰다는 평을 들으며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장르물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이준기는 누명과 편견으로 점철돼 감정이 없는 도현수가 사랑을 알게되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이준기의 '악의 꽃'으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으나 후반 대립각을 키우는 새 인물 백희성 역의 김지훈이 공개되며 두 사람은 '악'으로 뒤덮힌 인물을 다르게 표현했다.


'악의 꽃'은 이준기가 또 다시 장르물에 출연해 관심을 끈 작품이다. 이준기는 MBC '개와 늑대의 시간', '투윅스' tvN '크리미널 마인드' 등 다수의 장르물에 출연했다. 많은 경험은 노련함으로 발화되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자가복제의 늪에 빠지기 쉽다. 이준기 역시 이점을 감지하고 '악의 꽃'에 임했다.


이준기가 연기한 도현수는 연쇄살인마 아버지의 공범이란 누명을 받고 신분 세탁해 백희성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신분을 바꾼 후 경찰 차지원과 가정을 꾸려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과거 아버지 연쇄살인사건과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일어나며 균열을 맞딱뜨리게 된다.


감정이 없는 인물로 설정돼 여러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 행동을 보며 따라하는 도현수의 모습을 이준기의 방식대로 풀어냈다. 수중 고문, 액션 신 등 역시 유연한 몸놀림으로 '역시 이준기'란 말을 만들어냈다. 이후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아내 차지원의 믿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점점 찾아가게 된다. 악으로 뒤덮힌 곳에서도 꽃은 피어날 수 있음을 도현수란 인물이 대변했다.


이준기에 대적할 만한 인물은 김지훈이었다. '악의 꽃' 제작진은 김지훈의 존재를 꽁꽁 숨겼다. 이준기가 신분세탁한 백희성이 사실 김지훈이었다. 백희성은 오랜 시간 혼수상태였지만 깨어나면서 극의 사건이 중심이 됐다. 백희성이 도현수의 아빠와 살인사건 공범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드러나며 백희성은, 이유나 명분을 가진 살인이 아닌 그저 '악을 위한 악'을 보여줬다.


후반부로 갈 수록 이준기와 김지훈의 대립각은 치열해졌다. 김지훈은 그 동안 젠틀하면서도 다정한 이미지의 연기를 주로 보여줬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컸고 공허함과 광기로 얼룩진 연기는 때때로 이준기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브라운관을 채웠다.


'악의 꽃'은 대립되고 구분되어야 하는 가치들의 경계의 모호함을 이준기로, 혼람과 불안감을 더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를 김지훈으로 시청자들에게 표현했다. '악의 꽃' 마지막회는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7%, 최고 6.2%로 역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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