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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⑧] 이유영 감독 "발라드 뮤직비디오 넘어 드라마 연출도 꿈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09.25 12:48 수정 2020.09.25 13:05

ⓒ이유영 감독 ⓒ이유영 감독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이유영 감독은 SNP 필름 대표로 백지영, 김나영, 임창정, 펀치, 알리, 노을 등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발라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그는 3분 여간의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낸다.


이유영 감독은 가수 박효신의 '사랑한 후에' 뮤직비디오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웠다. 노래와 영상미가 잘 어우러질 수록 노래가 주는 감정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이유영 감독이 뮤직비디오의 이미지 보다 이야기를 중요시 하는 이유기도 하다.


"드라마 타이즈 위주로 노래를 만들다 보니 대사나 독백도 자주 나와요. 이런게 소소하지만 이야기에 더욱 힘을 주더라고요. 시간이 갈 수록 멜로의 말랑한 감성을 잊어가잖아요. 그런데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보는 시간 만큼은 사랑과 이별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헤븐', '아시나요' 등 조성모 씨의 뮤직비디오가 한 편의 영화같아서 화제가 됐었는데 그 이후로는 이야기 위주의 뮤직비디오는 많이 없더라고요. 이미지 위주로 찍어보기도 했는데 조금 더 깊이 있는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어서 스타일에 변화를 줬어요."


이유영 감독은 뮤직비디오 콘티를 짜기 전 일주일 동안 듣고 하루 정도의 시간을 내 완성한다. 이야기 소스는 본인과 주변의 경험에서 얻어와 확장한다. 또 다른 영감 통로는 말 그대로 '꿈'이다.


"아예 경험이 없는 스토리는 상상에 힘을 빌리고요. 또 다른 영감 통로가 있는데 노래를 엄청 듣고 자면 꿈에서 콘티가 그려져요. 김나영 씨의 '다른 누구 말고 너'가 제 꿈 이야기를 그대로 반영했어요."


이유영 감독은 김나영의 '그 한마디'에서 배우 이성경과 작업했는데, 자신이 생각했던 이미지의 배우와 함께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라고 전했다.


"저는 이 배우와 작업을 해보고 싶다기보단, 뮤직비디오 캐릭터나 성향을 보고 배우를 캐스팅 해요. 콘티를 배우에게 맞추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 한마디'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이성경 씨 같은 경우는, 콘티를 짜면서 이성경 씨가 뱀파이어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섭외도 어렵지 않게 되서 좋았어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캐스팅은 배우 조혜주다. 조혜주는 광고 촬영에서 인연이 뮤직비디오까지 이어진 경우다.


"조혜주란 배우가 정말 이미지가 좋더라고요. 배우 전지현이 보이기도 하고 인성도 좋고요. 한 번도 뮤직비디오를 안 찍어봤다고 해서 캐스팅을 약속을 했어요. 원래 캐스팅 약속을 절대 하지 않는데 그 친구가 유일했죠. 후에 김나영 뮤직비디오 '솔직하게 말해서 나' 여주인공으로 만났어요."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소속사나 가수의 요청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도 궁금했다.


"발라드에서 나올 수 있는 스토리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서 소속사에서 크게 관여는 하지 않아요. 주로 노래를 듣고 하고 싶은대로 콘티를 짜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죠. 저와 작업한 회사들은 배우 캐스팅 권한도 많이 줬어요. 콘티를 짠 사람이 가장 어울릴 만한 배우를 찾을 수 있다고 믿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현재 이유영 감독은 유튜브 채널 '이유있는 영상'을 개설해 유튜버로도 활동 중이다. 뮤직비디오 감독이 보는 뮤직비디오란 타이틀로 주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다뤘다. 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 신곡 '다이너마이트' 리액션 영상은 23만뷰를 넘었다. 발라드 위주로 연출했던 이 감독에게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였다.


"현재 세 달 넘게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리액션과 해석을 하고 있어요. 세계적인 스타라는 걸 떠나, 완성도가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찍는 발라드 형식이 아닌 아이돌 노래의 세계관을 보고 들으면서 많이 배웠어요. 발라드는 찍을 때 캐릭터에 상황을 부여하고 대사, 감정을 포인트로 많이 잡아요. 그런데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보니, 사람들의 역할도 있지만 오브제, 세계관 등 사소한 것까지도 다 의미가 있더라고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입장에서 작은 것까지도 신경써야겠구나를 느꼈어요. 열린 결말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신이 유명해지면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연출하는 감독이 유명해지면 관심도 수명도 길어질거라고 보거든요. 또 유명해지면 그걸 토대로 뮤직비디오나, 드라마를 만들 때 더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영화나 드라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보고, 자주 접하는 장르인데 뮤직비디오는 팬이 아닌 이상 보는 사람이 없어요. 케이팝이 글로벌화 되면서 뮤직비디오도 대중성을 띄고 있는 것 같지만 저는 아직 한국에서 대중성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요. 리액션을 할 때 전문가 용어나 어려운 말은 안하려고 해요. 쉽게 풀어내면 조금 더 뮤직비디오를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향후 이유영 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충실하게 역할을 해내면서 드라마를 찍어보고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랑과 이별 이야기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잖아요. 뮤직비디오에 국한되지 않고 나중에는 제 노하우를 토대로 웹드라마나 미니시리즈를 연출해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영상에 대해 공부와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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