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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급할수록 돌아가라' 코로나 백신 안전성이 최우선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9.14 07:00
수정 2020.09.13 20:24

세계 각국 속도경쟁 치열… 중국 벌써 인체 투여 시도하기도

부작용 발생 우려 큰 만큼 제대로 된 임상과 검증 필요

어설프게 백신을 내놓기보다는 부작용이 적고 변이에도 문제없는 확실한 백신을 개발하는 게 최우선이다.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지지만 국내에서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구할 백신이 개발될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신종플루라고 불리는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인구 7억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국내에서도 76만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충격과 혼란은 없었다. 당시에는 '타미플루'라는 치료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타미플루는 계절독감 치료용으로 1999년부터 판매됐는데 그로부터 10년 뒤인 신종플루에 효과를 보이면서 인류를 구할 명약으로 떠올랐다.


신종플루 백신도 단 기간에 나온 편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국산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때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 플랫폼을 갖고 있었던 국내 제약사 녹십자가 신속 승인을 거쳐 백신을 내놓았다. 국내 신종플루 희생자가 270명으로 적었던 것은 이처럼 백신이 초고속으로 나와준 덕을 본 것도 있다.


신종플루는 확산 시작 5개월여 만에 백신이 나올 수 있었다. 기존의 독감 치료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런 기반이 없다. 알려진 바와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개발에 들어갔지만 사태가 진정되면서 제약사들이 연구와 실험을 중단한 탓이다.


긴 역병을 끝내려면 아무래도 치료제보다 더 급한 것이 백신이다. 현재 전 세계 많은 제약사와 연구소가 백신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지만, 동물실험에 이어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거치면서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 백신 임상 1상, 2상을 거쳐서 마지막 3상을 진행하던 중 중대한 부작용이 발견돼 임상을 중단했다. 임상 참가자 중 한 명에게서 척수 단면에 염증이 생겨 심한 경우 하체가 마비되는 '횡단 척수염' 부작용이 나타나서다.


백신을 개발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부작용'이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한 채로 인체에 투입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백신 사례도 있다. 지카 바이러스나 사스도 백신을 맞은 뒤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 백신을 서로 먼저 개발해 공급하려는 국제적인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연내 코로나 백신을 개발해 접종시키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은 벌써 10만명 이상이 승인도 안 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백신 개발 속도에서 뒤처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속도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려고 애쓸 게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백신 개발이 더 어렵다고 한다. 어설프게 백신을 내놓기보다는 부작용이 적고 변이에도 문제없는 확실한 백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갈 길이 멀게 느껴지지만 국내에서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구할 백신이 개발될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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