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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안전자산 선호”…5대 은행 예금 다시 ‘껑충’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0.09.03 06:00 수정 2020.09.02 11:41

8월 정기예금 잔액 628조6202억원…한달새 9547억원↑

특히 기업예금이 증가세 견인…“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재유행 조짐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628조6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27조6655억원) 대비 9547억원(0.15%)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뒤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달 대비 감소폭은 4월 2조7079억원, 5월 5조8499억원, 6월 10조6785억원, 7월 5조4259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그런데 8월 들어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정기예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실제 NH농협은행은 127조0831억원이었던 7월 정기예금 잔액이 8월 129조5189억원으로 2조4358억원(1.91%) 불어났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14조5324억원에서 115조4891억원으로 9567억원(0.83%) 늘었다.


반면 다른 은행(KB국민·신한·하나)들은 정기예금 잔액이 줄었다. 신한은행은 117조6176억원에서 116조1138억원으로 1조5038억원(1.27%) 감소했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각각 5557억원(0.40%), 3783억원(0.28%) 줄었다.


이처럼 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되면서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금금리가 0%대로 떨어졌고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2차 재유행 조짐에 따라 다시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려는 것이다.


특히 개인보다는 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NH농협은행 관계자는 “개인보다는 기업 쪽 정기예금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7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 연 0.82%로 전월(0.89%)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성 수신금리 가운데 순수저축성 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의 금리는 이 기간 각각 0.88%에서 0.81%로, 0.92%에서 0.87%로 0.07%포인트, 0.05%포인트씩 떨어졌다.


순수저축성 예금과 시장형금융상품 금리, 또 이를 포괄하는 저축성 수신금리 모두 1996년 1월 편제 이후 최저치다.


시중은행들은 예금 수요 증가가 반가운 눈치다. 예대율 상한선에 다다른 은행이 예대율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은 줄이고 예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한 예금에 비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올 2분기 기준 은행별 예대율은 KB국민은행 100.4%, 우리은행 97.9%, 하나은행 97.5%, NH농협은행 91.7%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려는 고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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