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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한일관계…'포스트 아베' 시대서 반전될까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09.02 04:00 수정 2020.09.01 21:27

'스가 대세론'에 전문가들 "변화 어려울 듯"

정부도 "현실적인 전망해야" 부정적 견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포스트 아베' 체제에서 한일관계는 개선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극일(克日)'에서 '협력'으로 대일(對日) 기조를 변화한 만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1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이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요미우리 신문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가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번 총재 선거에서 스가 관방장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이 당원 투표 없이 양원 총회로 새 총재를 선출하기로 하면서 '스가 대세론'은 굳어지고 있다.


이에 한일관계와 관련한 국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한국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그간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국 때리기'를 통해 입지를 다져 왔다. 스가 관방장관이 장기간 아베 정권의 '2인자'로 불려온 만큼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정권에 과거사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 차가 좁혀지지 않은 만큼 갈등은 여전할 거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통화에서 "스가 관방장관 자체는 색취가 없지만, 총리가 되면 자신을 밀어주는 세력 즉 아베 총리의 색채가 반영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 경우 (한일관계에 대한) 기존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는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도 최근 KBS1 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아베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한일관계의 개선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오히려 일본 정국이 혼미해지고 불안해지게 되면 오히려 한국에 대한 강경 정책을 쓰면서 정권의 지지 기반을 유지할 확률도 있다"고 내다봤다.


약식 선거로 차기 총재를 선출키로 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당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다. 기시다 회장은 당선 시 아베 총리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친한파'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극우 색채가 강한 아베 총리에 비해 합리적 보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한일관계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돼 왔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아베'에 누가 이름을 올리더라도 한일관계 개선을 이루기 위해선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 센터장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으려면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안(案)을 중심으로 약간의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아베 체제 때 보다는 희망적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건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략적 구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의 안은 양국 기업의 기금 마련을 통해 징용 피해자에 배상하는 내용이다.


한편 정부도 '한일관계 낙관론'에 선을 긋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현실적인 전망을 해야 된다. 양국 관계가 이렇게 어렵게 된 것은 과거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누가 총리가 되든 일본 정부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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