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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맞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극적 반전 이루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8.27 14:19 수정 2020.08.27 14:20

산은, HDC현산에 공동투자 제안한 듯...인수가 1조 절감 전망

교착 상태 협상 새 활로...공 넘어간 HDC현산 고민 깊어져

코로나19 장기화로 업황 회복 지지부진...무산 불안감 여전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파격 제안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채권단의 공동투자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격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으로 이제 공은 HDC현산으로 넘어간 양상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인수협상이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됐지만 인수 무산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이 전날 오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 사실상 인수 가격을 인하해주는 제안을 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던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반전을 맞게 됐다.


이 회장의 제안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HDC현산의 인수 가격 부담을 낮춰주는 파격적인 제안이 이뤄졌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채권단과 HDC현산이 공동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공동투자 방안에 관한 제안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총 3조원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하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공동투자가 성사되면 HDC현산은 당초 2조5000억원에 달했던 M&A 비용을 약 1조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매입하고 2조1772억원의 유상증사를 실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사실상 인수 무산으로 추가 기울던 아시아나항공 M&A가 다시 반전을 맞게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자 입장에서 봐도 당초 인수 비용의 40%를 절감할 수 있는,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HDC현산측의 재실사 요구 등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는데 파격 제안으로 급선회했다. 내달 10일 임기 종료 전에 이 문제를 마무리짓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이 그동안 견지해 온 입장을 바꿔 상당한 양보를 한 것이어서 HDC현산으로서도 이를 거부하게 되면 인수무산의 책임을 오롯이 감당해야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산은이 인수 성사에 대한 강한 의지로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HDC현산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걸KDB산업은행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여전히 인수 무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인수 가격 부담 해소라는 1차적인 문제를 해결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 불확실성이 해소는커녕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완료돼 인수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상황에서 HDC현산이 무려 12주간의 재실사 요구 카드를 꺼낸 것도 인수가 인하 목적 외에도 이러한 항공산업의 불확실성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는 분석이다.


재실사를 통해 현재 회사의 현황과 항공업황의 전망을 살펴보면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인수 철회의 탈출구로 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재실사 요구가 인수 철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파격 제안이 고민을 더 깊게 할 것”이라면서도 “HDC현산이 그동안 인수 과정에서 보여온 불투명한 태도에 비추어볼 때 과연 입장이 바뀔지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랬다.


다만 HDC현산이 산은의 파격 제안을 거부해 아시아나항공의 M&A가 최종 무산되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과 비판의 화살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게 부담이다. 이는 인수 무산시 이뤄질 약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산은의 파격적인 제안으로 아시아나항공 M&A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며 “HDC현산으로서는 인수 부담과 인수 무산시 책임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는데 결국 정몽규 회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HDC현산이 산은의 제안을 수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HDC그룹으로 인수되지만 거부하면 산은 등 채권단은 노딜(거래무산)을 선언하고 채권단의 관리 하에 두는 ‘플랜B'가 실행될 전망이다.


플랜B가 실행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한 채권단이 관리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고 업황 회복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무르익을 때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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