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효과 끝”...호텔업계, 겨우 숨통좀 트이나 했더니
입력 2020.08.25 07:00
수정 2020.08.24 17:19
객실 및 연회장 취소 문의 갈수록 늘어…“하반기 타격 불가피”
숙박쿠폰 등으로 ‘붐업’된 분위기에 찬물…“늦캉스 기대도 시들”
수도권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호텔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휴가철 해외 여행을 대신해 국내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회복세에 접어드나 했지만 다시 찾아온 위기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동안 일부 비즈니스호텔들의 예약 취소율이 10%를 기록하는 등 고객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연회장 이용 및 예약 취소 관련 문의 역시 갈수록 늘고 있어 하반기 영업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호텔업계는 ‘7말 8초’ 여름 휴가 시즌을 기점으로 예약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하반기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3~4월 대비 코로나19 지역 감염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장마도 마무리되면서 ‘늦캉스’ 열풍으로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호텔 브랜드에 따른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지만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3~5월 객실 점유율이 10%대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의 경우 최근 들어 60~70%대까지 회복하며 미소를 짓는 상황이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캉스 열풍이 불면서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하루 휴가를 내고 1박2일 혹은 2박3일 짧게 호캉스를 즐기고자 하는 국내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신규 오픈 등으로 거는 기대가 컸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일부 교회 집단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재확산이 재현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일부 호텔을 중심으로 확진자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간신히 공실을 면한 호텔업계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확진자가 다녀간 신라스테이 천안은 지난 17일 임시휴업을 했고, 강원도 강릉의 썬크루즈 호텔에서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추가 감염자는 없었지만 호캉스를 떠나려는 이들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호텔의 주요 수입원인 연회장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오는 30일까지 결혼식·회갑연 등 사적모임이 50명 이하로 제한되다 보니 호텔들은 연기, 취소 등 관련 문의에 응대하느라 바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한 여가·여행 관련 소비할인쿠폰 운영도 중단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 수요가 높은 제주, 부산, 강원 등 주요 관광지는 주요 행사가 취소될 상황에 놓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9월 부산국제영화제 등 가을철 주요 지역 행사들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호텔업계의 경우 하반기에 정부가 진행 예정이었던 대한민국 숙박대전으로 수요가 증가할것으로 기대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후 캠페인이 잠정 중단 되면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뷔페 레스토랑 영업장 운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매출은 떨어지는 반면 인건비 지출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연회 역시 50인 이하 모임 만이 가능해짐에 따라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3단계로 격상되면 이를 호텔 운영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