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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방송계 성인지 감수성③] “남녀 갈등 아닌, 모두의 문제”

부수정 기자
입력 2020.08.21 10:08 수정 2020.08.21 10:09

"제작진, 시청자 의견 적극 수용해야"

정준영ⓒ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정준영ⓒ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미 그렇게 머리가 굳은 성인이라 심각하게 창피를 당하거나 제재를 받지 않는 이상 고치기 쉽지 않을 거예요."


PD A씨의 말이다. 방송계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를 묻자 그는 체념하듯 말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학교와 집에서 양성평등을 확실히 가르치고 공부와 실적만으로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시스템이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계 종사자들은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 때문에 낮은 성인지 감수성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PD B씨는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는 여전하고 근본적으로 변화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C씨는 "방송국 내부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라며 "결국은 개인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성인지 감수성에 관심을 갖고 각자가 공부해서 틀에 갇힌 편견을 깨야 한다. 성인지 감수성은 누군가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다. 교육을 한다 치더라도, 관심이 없거나 인식의 변화가 없으면 효과가 없다"고 전했다.


C씨의 말은 성차별 문제가 왜 계속 이어지는지, 그리고 양성평등 실현이 왜 그렇게 힘든지에 대한 답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교육을 받거나, 큰 계기가 없는 이상 사람의 머리에 뿌리 깊게 박힌 인식은 단시간에 바꾸기 힘들다.


C씨는 "성인지 감수성을 남녀 문제로 바라봐선 안 된다"라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남녀 갈등이 아니라 모두 다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디어, 언론은 사회를 바꿔나가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인지 감수성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관련 이슈에 대해 조직 내에서 자유롭게 대화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하고, 구성원들끼리도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 각자가 깨닫고 성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다 같이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면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 한다"고 설명했다.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편의점 샛별이'ⓒSBS

B씨 역시 "여성이든 남성이든, 젠더 이슈에서 문제의식을 느끼면 조직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공유하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제작 현장에서 성인지 감수성 관련한 문제가 나올 때 컨트롤할 만한 사람이 없다"라며 "제작진은 프로그램 만드느라 바쁘고, 방송사는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제재한다 하더라도 이미 사태가 벌어진 뒤에 취하는 조치라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 성평등적인 방송을 만들기 위한 안전장치나 이를 전문적으로 맡는 역할을 하는 새로운 직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성평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라며 "성평등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내부의 시각으로 성평등 이슈를 바라보면 아무 문제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외부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성인지 감수성 이슈를 바라봐야 하고,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불쾌함을 조장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민 서울YWCA 여성운동국 활동가는 "시청자들의 높아진 성인지 감수성을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경청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작진들을 상대로 한 성평등 교육이 절실하다“라며 ”제작진이 문제의식을 느끼면 촬영 현장에서 나오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논란이 되는 장면도 미리 차단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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