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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평범한 듯 비범한' 장도연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8.13 14:46 수정 2020.08.13 14:48

데뷔 14년 차 예능 프로그램 종횡무진

"상처 주지 않는 개그 하고파"

장도연ⓒ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장도연ⓒ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개그를 하고 싶다."


개그맨 장도연이 최근 출연한 SBS '집사부일체'에서 밝힌 내용이다. 신문을 5~6년째 구독 중이라는 그는 신문을 읽는 이유에 대해 "개그를 하다 보면 내 무지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 초 방송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 개그에 누군가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책도 읽고, 말의 영향력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서로 물고 뜯는 전쟁 같은 예능계에서 장도연의 개그 철학은 소금처럼 반짝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평범하게 비칠 수 있지만, 그의 평범함 속에는 비범함이 숨겨져 있다. 특별한 기교 없이도 웃기는 모습을 보노라면 '천생 개그맨' 같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장도연은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등에 출연하며 '장신 개그우먼' 캐릭터와 솔직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호구의 연애', '같이 펀딩' 등에 출연한 장도연은 같은 해 MBC 연예대상에서 베스트엔터테이너상을 수상, 데뷔 13년 만에 첫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당시 장도연은 "저기 앉아서 무대에 올라오는 데 다섯 계단인데, 올라오는 데까지 13년이나 걸렸다"는 뭉클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도연 너 멋있다"는 재치 넘치는 멘트도 잊지 않았다.


'욱토크' 장도연 출연분 방송캡처 '욱토크' 장도연 출연분 방송캡처

이후 장도연은 더 잘나갔다. MBC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 Olive '밥블레스유2' 등에서 활약했고, 현재 SBS '박장데소',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 JTBC '1호가 될 순 없어', MBC '나 혼자 산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장도연의 장점은 자연스러운 웃음이다. 일부 개그맨들이 작위적인 웃음을 이끌어내려다 오버하는 것과 달리 장도연은 중간중간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곁들이며 프로그램이 흐트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올 초 이동욱과 함께한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다. 장도연은 토크쇼가 처음인 이동욱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받쳐주며 이동욱의 든든한 서포터가 돼줬다. 첫 회 공유 편에서는 이동욱, 공유와 소개팅 장면을 맛깔나게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절친 박나래, 송은이, 김숙, 최화정, 이영자 등 친분 있는 여성 예능인들과 함께한 '밥블레스유2'에서도 장도연의 매력은 빛난다. 선배들 사이에서 튀지 않으면서 적당히 선을 지키는 센스는 장도연만이 가진 능력이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절친 박나래와 함께 유쾌한 케미를 뽐낸다. 싱글 라이프를 선보인 장도연은 이후 게스트로 줄곧 출연하며 멤버들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준다. 특히 기안84와 함께 주고받는 호흡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마무리 방송에서 장도연은 "난 아직도 (예능인으로서) 끼가 많다고 생각 안 한다. 주위에서 칭찬해줄 때 '그런가 보다' 싶을 뿐이다. 주목을 받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KBS2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스탠드업'에서는 외모, 성격에서 스스로 모호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신이 모호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평범해서 더 멋있고 정감 가는 장도연. 상대방을 배려하는 개그를 즐기는 그에겐 비범함이 숨겨져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소재로 활용하지 않아도, 웃길 수 있는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진 게 아니다. 박나래는 장도연은 두고 "저는 10을 노력하면 9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지만, 이 친구는 1을 노력하면 10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호감과 노력으로 똘똘 뭉친 장도연만의 대체 불가한 개그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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