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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예수정, 최전방으로 나선 6070 배우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8.12 09:00 수정 2020.08.12 09:01

69세'·'오 문희' 등 다양한 캐릭터 도전

액션·인간 존엄성 등 소재도 다채로워

'69세' 예수정.ⓒ엣나인필름 '69세' 예수정.ⓒ엣나인필름

영화 속 6070, 실버 여성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과거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던 그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작품 중심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는 동시에, 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실버 세대에 대한 화두가 대두되지만 여전히 실버 세대를 무시하고, 가볍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대중문화가 이를 다루긴 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 관객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곤 했다. 그래도 용기를 내며 노년의 삶을 현실적으로 다루려는 배우들이 있다.


20일 개봉하는 '69세'는 노인이자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노인 효정(예수정 분)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남자 간호조무사로부터 치욕적인 일을 겪지만 노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보호받지도 이해받지도 못하는 효정의 시선을 따라간다. 노인 여성이라는 사회의 가장 약한 존재가 감내해야 하는 시선과 편견을 영화는 담담하게 드러낸다.


임선애 감독은 "우리 사회가 노년 세대에 갖는 차별, 편견, 시선을 담아내는 것에서 조금 더 확장해서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 여성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거의 없다. 누군가는 끄집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예수정은 효정 역을 맡아 극 전반을 이끈다. 효정은 사회가 정해놓은 노인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차려 입고 늘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지만 '노인답지 않다'는 소리를 들으려 부던히도 애쓴다. 효정은 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냉혹한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보여준다. '허스토리', '82년생 김지영' 등에서도 여성 인권을 짚어내는 역할을 해내는 그는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오 문희' 나문희.ⓒCGV아트하우스 '오 문희' 나문희.ⓒCGV아트하우스

실버 영화의 열풍을 이끈 나문희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수상한 그녀'로 국내 860만명을 동원한 나문희는 201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을 맡은 '아이 캔 스피크'로 320만명을 모으며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개봉한 '감쪽 같은 그녀'에서는 철부지 72살 할매 말순을 연기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오 문희!'에서는 충남 금산의 농촌 마을을 배경을 뺑소니 교통사고의 유일한 목격자인 할머니 오문희로 분했다. 문희는 아들 두원(이희준 분)과 딸을 친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문희는 연기 인생 59년 만에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에서 한 벌 더 나아간 모습이다. 뛰고, 나무에 오르고, 직접 트랙터를 모는 등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던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열연했다는 후문이다.


19일 개봉을 앞둔 '늙은 부부 이야기: 스테이지 무비'의 차유경도 있다. 2003년 초연 후 사랑받아 온 연극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아내와 사별한 동만(김명곤 분)과 30년 전 남편을 읽고 세 딸을 홀로 키워 출가시킨 점순(차유경 분)이 그리는 황혼의 '끝사랑'을 다룬다. 데뷔 40년 차인 연극배우 차유경은 점순 역을 맡아 동만과의 황혼 로맨스를 매끄럽게 연기하며 젊은 연인들 만큼 뜨거운 노년층의 사랑을 그리며 실버 세대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짚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6070 배우들이 이전보다 주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창작자들이 이들을 위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발굴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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