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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큰물(홍수) 피해와 트럼프 효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8.09 07:00 수정 2020.08.08 06:25

엎친 데 덮친 북한의 홍수피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외부 활동의 특징은 북한주민 눈치 보기

가장 큰 충격은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

김정은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국무위원장 전략 예비분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보도 화면 속에서 김정은은 일제 렉서스 자동차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국무위원장 전략 예비분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보도 화면 속에서 김정은은 일제 렉서스 자동차 운전석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웃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 북한의 홍수피해


올해도 북한에서는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월 1일 개성시와 가까운 장풍군에 438.5mm의 폭우(무더기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6일에는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에는 5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며, 특급경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은 쌀, 옥수수, 콩 등 식량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곡창 지대이다. 봄가뭄에 이어 여름 홍수 피해는 고스란히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환경영향평가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후, 토양, 하천관리, 행정체계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자연재해 피해 등급에서 북한 전역의 35%가 취약지역이고, 그 중 황해남북도는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온 적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8월 6일 황해북도 은파군 홍수피해 현장을 방문해서 대책을 지시했다. 살림집 909여 채가 무너졌다고 보도하는 걸 보면 피해가 상당한 것 같다. 이미 6월 말에 ‘중앙큰물피해방지연합지휘부’를 구성하고 각별히 관심을 가졌지만, 전면적인 국토개발계획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속수무책으로 매년 이 난리를 겪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자신의 내탕고(국무위원장 예비양곡)를 풀어 피해 주민에게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제제재는 ‘강도×시간’의 공식에 따라 강도가 약하더라도 시간이 지속될수록 고통은 늘어나고 있었다. 여기에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중국과의 국경을 자진 폐쇄함으로써 자력갱생은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간의 북한의 홍수피해는 기저질환자에게 닥친 코로나19와 같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외부 활동의 특징은 북한주민 눈치 보기


김정은 위원장이 신변이상설이 퍼졌다가 20일만 인 5월 1일 등장한 곳이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장이었다. 농업전선의 병기창이라며 올해 첫 현지지도 장소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주도한 ‘광란의 6월’을 중단시킨 후(6.24), 7월 20일 첫 현지 시찰지는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이었다. 그리고 홍수피해지를 찾은 것이다. 연일 인민의 생존이 체제의 근본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의 보여주기식 행보의 핵심 코드는 북한주민 눈치 보기다.


대선을 앞둔 정치지도자도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 이렇게 북한 주민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흉흉하다는 방증이다. 생필품 조달이 어려우니 장마당에 내놓을 물품이 허접하다.주민들의 구매력이 없으니 그나마 진열해 놓은 상품도 팔리지 않는다. 그러니 하급 당간부들은 장마당 상인들로부터 받던 뇌물도 못 챙기게 되었다. 예전에는 장마당에서 돈 벌겠다고 노력동원을 어떻게든 빠지려 했었는데, 이젠 노력동원에 가서라도 끼니를 때우려 하고, 당국은 쓸데없이 사람만 많이 모였다며 돌려보내라고 야단이란다. 벌어먹기도 힘든데, 전염병 다스리겠다고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며, 방역의 주체는 주민들이라며 들볶고 있다. 그러니 민심이 좋을 리 없다. 초급당간부들도 일할 맛이 안 난다. 그러니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말끝마다 당간부들의 나태함을 지적하고, ‘최고의 속도’로 처리하라고 다그친다.


가장 큰 충격은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변수는 트럼프 정부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공산당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시진핑 주석을 중국공산당 총서기로 부르기 시작했다. 중국이 아닌 중국공산당과의 대결을 선언하며 폼페이오는 중국 국민들은 현명하다고 말한다. 중국공산당 정권과 중국 국민을 분리해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공산당을 비난하는 것은 공산당에 대한 인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술책이라고 경계하는 논평을 냈다. 미국의 대북정책을 그렇게도 아둔하게 읽은 북한 외무성이 이번만은 정확하게 미국의 전략을 읽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공산당 정권 무너뜨리기 전략이 중국에게만 한정될 것인지, 아니면 북한에게도 적용될 것인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잔뜩 긴장해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행여 있을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노동당 정권과 주민들의 분리 전략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빗속에 민심 다지기 행보에 나서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

글/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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