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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재확산 조짐에 유통가 긴장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8.06 07:00 수정 2020.08.06 16:57

작년 불매운동으로 주류‧패션 등 유통업계 지각변동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부진과 맞물려 회복 불능 우려도

서울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7월 시작돼 유통가를 휩쓸었던 일본 불매운동 바람이 다시 강력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불매운동 당시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본계 유통회사는 물론 일본에서 소재를 수입해 사용하는 국내 제조사를 비롯해 지분 투자 등에 나선 기업까지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돼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계속되고 있어 일본 불매운동이 다시 확산될 경우 회복이 힘들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 등 조선인 강제징용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한 우리 법원의 압류 명령 효력이 지난 4일 0시부로 발생했다.


아직까지 일본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보복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지만 압류 명령으로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될 경우, 작년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 같은 보복성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7월부터 빠르게 확산된 일본 불매운동도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시작된 만큼 이번에도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불매운동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년여 불매운동의 기간 동안 유통업계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수입맥주 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는 현재 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대신 국산 맥주와 수제맥주가 빈자리를 메웠다.


패션업계에서는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겼던 유니클로 매장이 1년 새 10곳 이상 감소한 가운데 이달에만 9개 매장이 추가로 폐점을 앞두고 있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GU는 지난 5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쿠팡, 다이소 등은 경영과 무관하지만 일본계 기업이 자금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돼 곤욕을 치렀고, 미국법인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세븐일레븐은 일본 기업설 루머에 시달리며 매출 부진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은 식품 제조과정에서 일부 일본산 소재가 사용된다는 이유로 불매운동 타깃이 돼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햇반에 들어가는 일본산 미강추출물 수입을 지난달 23일부로 종료하고 오는 10월부터는 100% 국산화하기로 했고, 오뚜기는 오뚜기밥에 일부 사용됐던 일본산 용기를 국산으로 대체했다.


이외에 식품기업들도 일부 일본산 향신료를 국산 제품으로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매운동 여파까지 겹칠 경우 이전 수준 회복이 아예 불가능 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 식품기업 관계자는 “식품 등 소비재의 경우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소비를 줄이면 그 기간 매출은 그냥 사라지지 돌아오지 않는다”며 “사태가 종식된다고 해서 과거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장기화 될수록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매출 부진에 대한 걱정과 함께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가 훼손돼 장기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작년 불매운동 당시 일본계 기업이라는 잘못된 정보로 곤욕을 치른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가 한 번 확산되면 소비자들에게는 그 정보가 각인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된다. 한 번 찍히면 이를 되돌리기가 무척 힘들다”며 “식품이나 패션의 경우 구매 빈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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