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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총수들의 잇따른 광폭행보 ‘해답은 현장에’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0.08.05 07:00 수정 2020.08.04 20:53

원톱 체제 공고해진 신동빈 회장, 한‧일 셔틀경영에서 현장경영으로

인플루언서 정용진 부회장, 적극적인 SNS 소통으로 계열사 홍보 지원

지난 6월3일 롯데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주스 PET 라인 캡 살균 컨베이어의 코딩 검사기를 살펴보고 있다.ⓒ롯데지주 지난 6월3일 롯데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주스 PET 라인 캡 살균 컨베이어의 코딩 검사기를 살펴보고 있다.ⓒ롯데지주

유통업계 총수들이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사 매장은 물론 경쟁사 현장까지 두루 돌아보며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업종 특성 상 현장 경영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공식 일정이 아닌 잠행 형식의 방문을 통해 계열사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 총수 방문으로 해당 매장의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슈퍼 프리미엄 공덕점 식품코너와 외식매장을 둘러보며 고객 반응을 살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말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을 시작으로 경기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롯데푸드 광주 공장,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 국동 롯데마트 등 매주 현장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여수 벨메르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도 방문하는 등 경쟁사의 사업장도 방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그룹 주력인 유통, 화학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현장을 찾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경영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한국 롯데 계열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작년 대법원 선고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총수 부재 부담을 덜어낸 데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도 매듭이 지어지면서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현장을 오가기 어려워진 점도 한 몫 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4일 진행된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응과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DT)을 강조한 바 있다. 그가 최근 방문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나 시그니엘 부산, 유통 매장 등도 모두 DT나 포스트 코로나와 관련이 있는 현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원톱 체제가 완성된 만큼 이제는 내실 다지기에 몰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올 초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승리로 사업 외적인 이슈가 대부분 정리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력인 유통과 화학 사업 부진이 심화된 점도 총수의 현장 방문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본인의 인스타그램(SNS) 계정에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올렸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본인의 인스타그램(SNS) 계정에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올렸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현장 방문은 롯데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장을 찾아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같지만, 정 부회장의 경우 본인의 SNS나 미디어를 통한 노출 빈도가 높다 보니 홍보효과도 덤으로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언론을 통해 방문 일정이 공개되는 신 회장과 달리 정 부회장은 주로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장 방문 소식을 알리고 있다.


팔로워 수가 40만명에 육박하는 정 회장은 대중에게 이미 웬만한 인플루언서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신이 체험하고 느낀 바를 SNS를 통해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게 되고 이는 홍보효과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그가 지난달 방문했다고 SNS에 올린 이마트 매장이나 그가 입고 나온 청바지 등은 당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그가 SNS에 올린 스타벅스 레디백이나 새로 오픈한 스타벅스 더양평DTR점 인증샷이 화제가 되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 총수들은 기업의 대표성을 띄고 있어 현장 방문만으로도 그 기업이 해당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며 “총수의 방문으로 현장에 긴장감과 동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 홍보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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