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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에 휘둘리는 한국 게임…막힌 판호 탓 영향력 막강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0.07.13 06:00 수정 2020.07.10 16:52

넥슨·스마게·크래프톤 의존 심각…매출 대부분이 중국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 지분 다량 확보…상황 예의주시

퍼블리셔 변경 시 판호 재발급…마땅한 대안 없어 고민

넥슨이 다음달 12일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출시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메인 이미지.ⓒ넥슨 넥슨이 다음달 12일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출시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메인 이미지.ⓒ넥슨

중국 종합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국내 게임사에 대한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슨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 굵직한 국산 게임들의 중국 서비스를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호 허가까지 나질 않아 텐센트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에 대한 지분 확보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의중국 시장 유통(퍼블리싱)을 맡고 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화평정영 역시 텐센트가 직접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각사의 주력 매출원이라는 점이다. 실제 넥슨의 중국 시장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 기준 40%다.


특히 넥슨은 다음달 12일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모바일)’의 서비스 를 텐센트에게 맡길 예정이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사전 예약 이벤트에 최근 5천500만명이 몰릴 정도로 향후 넥슨의 주력 매출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역시 매년 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스마일게이트 그룹 전체의 매출이 8000억원대 인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다.


사실상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같은 게임으로 취급하고 있는 ‘화평정영’은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에 확실한 수익원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크래프톤은 두 게임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외에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게임 서비스 외적인 부분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텐센트는 별도의 투자 회사 설립을 통해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에 대한 지분을 각각 17.7%, 5.6%, 13.2%씩 확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록 텐센트가 경영 간섭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향후 행보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판호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텐센트의 영향력만 커지고 있어 언제든 국내 게임사들이 휘둘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중국 판호의 경우 퍼블리셔가 바뀔 경우 재발급을 받아야만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허가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텐센트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텐센트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각 게임사들의 주력 매출원을 텐센트에게 맡기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중국 시장이 폐쇄적이고 판호도 발급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텐센트와 협력관계에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눈치를 안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이 막힌 이상 현재로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며 “최근 콘솔 등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북미와 유럽 등 서구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지만 중국시장만큼의 수익 확보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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