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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 그놈이다’, 현실감과 유쾌함의 밸런스 조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7.07 14:13 수정 2020.07.07 14:14

미혼 여성 66.8%, 결혼에 대한 의지 적어

30대 여성 고충과 생활상 아우른 드라마, 6일 첫 방송

ⓒKBS ⓒKBS

30대 미혼남녀에게 ‘결혼’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5세 미혼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결혼식’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혼남녀 중 18.1%만이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런 인식은 2017년(17년 20.3%→20년 18.1%) 조사 때보다 더 줄어들었다. 오히려 절반 이상(54.5%)은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미혼 남성(42.2%)보다는 여성(66.8%)이 결혼에 대한 의지가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결혼이 미혼남녀에게 하나의 걱정거리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절반 이상(53.3%)이 결혼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응답했다. 비록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할 수도 있는 결혼을 바라보는 미혼남녀의 시선에서 답답함이 묻어나온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는 이런 설문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현실적’인 스토리를 내세웠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드라마는 여성의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다. 이 시대에 비혼의 의미와 사랑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과정을 그리는데, 작품 속에는 비혼녀, 기혼녀, 미혼녀 그리고 이혼녀까지 네 명의 여자를 통해 30대 여성들의 고충이나 생활상을 같이 아우른다.


이날 첫 방송에서 자신의 약혼식에서 공식적으로 비혼 선언을 한 비혼주의자 서현주(황정음 분)는 자신의 친구 세 명을 소개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결혼했지만 빠르게 이혼을 한 송진아(김규선 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여성 오은영(노수산나 분),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편과 만나 예쁜 딸을 낳고 살고 있는 기혼의 여성 강민정(송상은 분)이다.


지극히 최근 결혼에 대한 현실을 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드라마의 성격은 ‘로코’(로맨틱 코미디)로 규정됐다. 연출을 맡은 최윤석 감독은 “최대한 비혼이란 소재 자체에 대해서 우리가 그들의 생활상을 생각해보되, 심각하게 다루려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든 비혼 여성을 드라마에서 대변한다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로코’라는 설정을 더해 영리하게 이 논란에서 벗어났다.


그렇기 위해 마련된 설정이 바로 ‘전생’이다. 극중 서현주는 자신이 비혼 주의자가 된 사연을 밝혔는데, 어린 시절 물에 빠지게 되는 사고를 겪은 후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게 됐고 자신이 3번의 생 동안 같은 남자를 만나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전생과 현생, 특히 조선시대, 1930년대, 1970년대에 걸쳐 각 시대별로 교차되면서 주는 웃음과 미스터리한 요소들이 드라마의 극적 요소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에서는 전생과 현생의 ‘맛보기’만 보여준 채 끝이 났다. 앞으로 드라마가 여러 생에 걸쳐 지금, 현생을 보여주면서 어떤 탄탄한 연계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첫 방송은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30대 여성들의 공감’을 포인트로 한 만큼, 현실과 맞닿은 지점들을 건드리면서도 이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꾸준히 시청자들을 유입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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