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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남북관계 경색, '강철비2:정상회담'은 무엇을 던질 것인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03 09:17 수정 2020.07.03 09:22

전편과 상호보완적 성격…국제 정세 반영

양우석 감독 연출…정우성·곽도원·유연석 주연

'강철비2:정상회담'ⓒ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정상회담'ⓒ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달 30일은 남북미 판문점 정상 회동 1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은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다시 트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남북 관계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휘청거렸다. 특히 최근 북한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으며 비난 담화를 쏟아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 관계는 다시 냉랭해졌다.이런 상황 속에서 남북 관계를 소재로 한 '강철비2:정상회담'(이하 '정상회담')을 향한 주목은 당연하다.


남북 분단 상황은 대중문화의 인기 소재였다. 북한 특수요원과 남한 형사의 공조를 다룬 '공조'는 780만 관객을 불러모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작'은 490만명, 지난해 개봉한 '백두산'은 82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올 초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역시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남북 분단을 다룬 작품에 대한 평가는 유난히 갈린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영화적인 비현실적인 장치가 얽히고설켰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더욱 조심스럽다.


여름 극장가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내민 '정상회담'은 남북의 본질적인 관계를 파고든다. 북한의 핵 위협이 극에 달했던 2017년 12월 공개돼 주목을 받았던 전편은 남북관계와 핵전쟁 시나리오를 전면으로 다뤄 화제를 모았다. 북한에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닥치는 상황을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로 만들어냈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대담한 설정을 탄탄한 이야기와 영화적 재미로 버무려 445만명을 불러모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전편과 상호보완적 성격을 띤다.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고민하는 문제의식과 북한 내 정변으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시작점은 같지만, 전편과 스토리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강철비2:정상회담'ⓒ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정상회담'ⓒ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가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남과 북의 손에 맡겨져 있는 상황을 풀어냈다면,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패권국가의 갈등과 일본의 견제라는 동북아의 현실을 바탕으로 했다. 한반도의 분단이나 평화 체제 문제를 전편보다 깊고 본질적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동북아에 드리운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설정으로 했다.


전편에 나왔던 인물이 진영을 바꿔 나오는 점이 흥미롭다. 북의 최정예 요원 엄철우를 맡았던 정우성은 한국 대통령으로,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를 연기한 곽도원으로쿠데타를 일으키는 북의 호위총국장으로 나온다. 남과 북의 입장이 바뀐다 한들 현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런 류의 영화는 단순히 하나의 장르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며 대중과 소통한다.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요즘, '강철비'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는다. 양우석 감독은 2일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남북 관계는 지난 30년 동안 거의 변한 게 없다. 화해하거나 긴장하는 기류가 반복됐다. 다만, 최근 2-3년 동안 생겨난 변화는 가 미국과 중국에 한반도가 껴 있다는 점인데 '정상회담'은 현재 국제 정세를 표현한 돌직구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긴장과 분단에 대해선 당사자인 우릴 빼고서는 세계 각국이 저마다 이익을 생각한다. 이걸 도덕적으로 비난할 순 없지만 우리는 고통스럽다"라며 "이 사회가 더 나아가려면 평화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가긴 어렵겠지만 희망을 영화에 녹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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