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해양침적쓰레기, 연근해 사정 밝은 어업인들 수거해야 효과 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0.07.02 14:10 수정 2020.07.02 14:09

수협·휴어기 어민들과 유휴어선 활용 해양쓰레기 수거 나서

“문제는 예산, 권역별 수거활동으로 사업 유용성 입증할 것”

바다에 유입돼 쌓인 침적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어업인들이 발 벗고 나섰다.


수협중앙회는 대천서부수협 조합원 등 어업인들과 7월 1일부터 2일까지 직접 충남 보령시의 대천항 일대 연안어장에서 침적쓰레기 수거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사진 우측)이 2일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어선에 승선해 바다에서 침적쓰레기 수거활동에 나섰다. ⓒ수협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사진 우측)이 2일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어선에 승선해 바다에서 침적쓰레기 수거활동에 나섰다. ⓒ수협

어업인의 자율적인 수거활동을 통해 유령어업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동시에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어업인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7월 20일까지 꽃게 금어로 인해 휴어중인 보령시 연안자망어선 40여척이 해양쓰레기 수거에 동참해, 어선마다 갈고리, 형망틀 등 수거장비를 로프로 매달아 바닥을 끌면서 침적쓰레기를 수거하고 용적이 큰 것은 크레인으로 인양했다.


현재 우리바다에는 약 14만 톤의 침적쓰레기가 가라앉아 있어, 어업인들의 조업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유령어업으로 인한 어업생산 피해를 비롯해 폐어구로 인한 선박사고 등 침적쓰레기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약 4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침적쓰레기 수거를 위해 해양환경공단의 침적쓰레기 정화사업, 한국어촌어항공단의 연근해어장 생산성 개선 지원사업 및 어장정화관리사업, 한국수산회의 한·중·일 협정수역 허장환경 개선사업 등에 국비 336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구역이 어항과 항만 등 어업인들의 조업과 상관없는 특정해역에 집중돼 있고, 직접 수거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업체 위탁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니 어업인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사업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서해 연안어장은 연중 조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업종이 다양해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실제 조업구역의 침적쓰레기 수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정부의 수거사업은 어업인의 실제 조업어장에서 벗어난 해역에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수협에서는 “어업인들이 지속적인 조업활동으로 연안어장의 해저지형에 능통하고 어구가 유실된 위치와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갈고리 등 간단한 장비로 쉽게 침적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며 유휴어선을 이용한 어업인 수거작업의 효율성에 힘을 실었다.


휴어기에 유휴어선을 활용할 경우, 수거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어업인들도 금어기에 침적쓰레기 수거활동 참여로 소득보전이 가능해, 자율적 휴어기 확대와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수협도 이 같은 점을 활용해 어업인들의 직접 참여를 통한 침적쓰레기 수거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사업 참여에 드는 비용이다.


해양환경공단의 해양폐기물 정화사업의 경우로 추산해볼 때, 예산 집행내역과 폐기물 수거량을 살펴보면 지난 3년 동안 210억원의 비용으로 약 8600여톤의 폐기물을 수거한 것을 근거로 단순 추정해도 폐기물 1톤당 약 25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침적쓰레기가 14만 톤인 점을 고려하면 모두 수거할 경우 총 3500억원의 비용이 수반된다는 계산이다.


수협은 올해 ‘희망의 바다 만들기 운동’을 통해 폐어구 수거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업규모는 약 3억원으로, 전체 쓰레기양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이번 침적쓰레기 수거활동은 금어기 유휴어선을 활용한 수거사업의 유용성을 입증하고 모범사례를 만드는데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중앙회에서는 순차적으로 권역별 수거활동을 통해 정부예산 확보와 지자체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