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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민의 슬기로운 예술소비] 미술시장, 변하는 시대에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7.01 13:47 수정 2020.07.16 14:24

지난 5월 종료된 소더비 현대 미술 온라인 경매의 총 매출은 13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전 세계 온라인 판매총액은 1억달러를 넘어 셨으며,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전체매출의 5배에 가까운 실적이다.ⓒ소더비의 오프라인 경매현장 지난 5월 종료된 소더비 현대 미술 온라인 경매의 총 매출은 13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전 세계 온라인 판매총액은 1억달러를 넘어 셨으며,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전체매출의 5배에 가까운 실적이다.ⓒ소더비의 오프라인 경매현장

예술이 좋아서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는 이들을 우리는 ‘미술애호가’ 라고 칭한다. 이들에 의해 미술을 사고파는 일련의 행위들이 일어나는 곳이 ‘미술시장’(Art Market)이다. 적극적 미술애호가가 아닌 ‘예술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의 사람들은 이 ‘미술시장’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며, 어떠한 예술작품을 선택하면 좋을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한다.


전문 비즈니스 이론을 다루는 이들은 ‘투자’를 앞세운 아트 비즈니스로 형성된 미술전문 집단으로부터 작품을 추천받으라고 권한다. 이는 결코 '틀리다'라고 할 수는 없으나 맞장구 칠 일도 아니다. 갤러리를 10여년이 넘게 운영해오며 필자 역시 미술 애호가로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는데, 그러다보니 우선시 되어야 할 정답은 따로 있는 듯 하다. 아마도 대다수의 ‘컬렉터’라고 자부하는 미술애호가라면 흔쾌히 나의 이야기에 끄덕이며 함께 공감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렇다. 예술작품 선택은 ‘투자’가 아닌 나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술품에 대한 잠재된 애정의 선상에서 이 모든 일련의 것들로 시작된다. 소위 말해 예술소비욕구는 ‘가심비’를 우선시한다.


휴일이면 애인과 뮤지컬을 관람하고 가족들과 미술관 나들이를 즐기며 친구들과의 케이팝(K-POP) 공연을 즐겼던 것이 어느덧 소비문화의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왜 이처럼 예술을 소비할까? 예술에 대한 관심과 향유를 편의상 미술품으로 범위를 좁혀보자.


저마다 나름의 동기가 있을 것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과 향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좋은 시간, 미술품을 소비하면서 느끼는 자부심 등의 일련의 것들이 버무려져 '예술소비'를 이뤄낸다. 이를, 심리학자인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을 미술소비자에게 적용해보면 그 행동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매슬로는 인간이 갖는 소비동기를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회적 욕구, 자존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다섯 단계로 역설하였고, 생리적 욕구 같은 하위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욕구의 충족을 원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생존문제(생존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다음 단계로 미술을 감상하고, 클래식을 듣고, 뮤지컬 공연을 보면서 자기애를 극대화한다(자존욕구). 예술상품을 소비하면서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구분 지어 '특별하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적, 예술적 경험을 통해 최고의 욕구(자아실현 욕구)가 해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생존의 안위가 우선시되고, 경제가 흔들리니 나부터도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소비만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요즘처럼 예술소비와 동떨어진 생활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인데도 무엇이 예술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사람들은 현재 처해진 현실 때문에 각종 욕구에 대한 불만족이 날로 쌓여간다. 자연스레 미술시장이 불황기를 겪었던 2007년을 떠올렸고, 2008년과 2009년을 지나며 불황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시절을 더듬어 보았다. 물론 그때와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지금은 아예 사람이 모일 수가 없으니, 비교가 불가하다.


당시도 시장 상황이 좋아져서 시장이 안정되었다기보다 컬렉터들이 불황에 적응했었다. 심지어 미술품 구입의 최적기라며 고수 컬렉터들의 미술쇼핑이 활개를 띄기까지 했다. 앞서 언급한 그 ‘무엇’이 ‘불황기’에 대한 적응일 수 있다. 물론 미술 시장의 숨겨진 규칙이라 명명된 이런저런 원리 원칙들조차도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적용하기가 난감하기 이를 때 없다.


미술시장 역시, 여타 물류시장이나 주식시장처럼 철저히 돈의 논리에 의하여 움직여진다. 다만, 미술시장은 좀 다른 시선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술시장만이 지닌 독특한 성격인 유일무이하고 예술적 값어치까지 더해지는 ‘예술작품’을 (상품)거래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술품이라는 상품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살펴보면, 미술시장이 어떻게 구성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 그 메커니즘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술품이 지니는 값어치는 곧 미술상품만의 특수한 가치이자, 이는 슬기로운 예술소비욕구와 직결된다.


미술시장은 아트딜러, 경매회사, 미술관, 갤러리, 컬렉터, 기업, 작가 등등의 다양한 구성원들에 의해 유기적으로 움직여진다. 온라인 시장 역시 새로운 시장의 메커니즘을 예고하며,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 왔지만, 오프라인에 최적화된 예술작품으로써의 가치를 지닌 미술상품의 특수성을, 예술소비로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 이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사태로 오프라인의 아트시장은 그 누구도 예측 불허한 상황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현대미술시장의 여러 시도들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세계각지의 미술품 경매 기업들 사이에서는 코로나로 닫혀버린 미술품 경매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온라인 미술시장은 신뢰도가 높지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루고 있는 추세라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 미술시장이 플랫폼 메커니즘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슬기로운 예술소비의 선택지로 자리매김 하길 필자 역시 기대해 본다.


ⓒ

/ 홍소민 이서갤러리 대표 aya@artcorebrown.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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