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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최재림 "잘 풀린 케이스, 노력도 많이 했죠"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6.21 14:35
수정 2020.06.21 14:35

11년 만에 다시 만난 뮤지컬 '렌트'

"익숙함 속 자유로움, 성숙하게 재해석"

최재림.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번 입었던 옷이기 때문에 익숙함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있어요. 새로운 캐스트와의 신선함도 좋고요. 관객 반응도 즉각적이어서 즐기면서 무대에 오르고 있죠."


11년 전 데뷔작이었던 뮤지컬 '렌트' 무대에 다시 오른 배우 최재림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데뷔할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는 최재림은 이번 공연에 대해서도 "반갑기도 하고 자신감도 있다. 이미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처음 하는 배우들과 만들어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2009년 '렌트'의 콜린 역으로 데뷔해 빼어난 연기와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최재림은 이번 공연에서도 콜린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콜린은 엔젤과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캐릭터다.


"(콜린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입체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외적인 분위기보다 내적으로 가지고 있는 콜린의 모습들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극 중 관찰자 역할을 하는 마크와 달리 콜린은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다. 감정 표현에도 거침이 없다. 최재림은 "거칠고 쇳소리가 강하며 신경질적인 고음을 분출해야 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런 콜린의 특징은 자기 자신의 평소 모습과도 닮았다고. 최재림은 "냉철하고 지적이고 논리적이고 무던한 성격을 갖고 있고 따뜻한 사람"이라며 웃었다.


"사랑에 관한 얘기로 들어가면. 지고지순하게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면이 있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저랑 여러 가지 면들이 닮아 있어요. 특히 목소리가 닮았죠."


'렌트'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11년 전과는 달라졌다. 11년 전 렌트가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기억되는 작품이었다면, 지금은 그 안에 있는 각각의 캐릭터들에 대해 집중하게 된다는 것. 최재림은 "지금은 그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극 자체가 주는 에너지의 강렬함은 그대로인데, 한편으로 개개인이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어요. 최악의 상황에서 뭔가 해내겠다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아픔과 감동이 느껴져요."


최재림.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재림은 극 중 2명의 엔젤과 호흡을 맞춘다. 한 명은 데뷔 당시에도 함께 했던 김호영, 다른 한 명은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김지휘다. 최재림은 둘에 대해 "굉장히 익숙하고 이미 몸에 엔젤이 배어 있는 배우(김호영)와 자기도 모르는 것들을 발견해 완성해가는 배우(김지휘)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호영이 형은 확실히 편해요. 어떻게 콜린을 대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죠. 저는 거기에 얹혀가도 돼요. (김)지휘 형은 본인만의 엔젤을 만들어가고 있죠. 함께 호흡을 주고받으며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최재림은 극 중 엔젤에 대해 "사랑하는 법, 조건 없이 사랑을 주는 법을 알려준다"며 "콜린이 그 유산을 이어받는다"고 설명했다.


최재림은 '렌트'로 데뷔해 차근차근 자신의 가치를 높여 왔다. '넥스트 투 노멀' '남한산성' '어쌔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거치며 관객들에겐 '믿고 보는 배우'로 깊이 각인됐다.


최재림은 "결론적으로 보면 잘 풀린 케이스지만, 노력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운도 좋았고, 차근차근 잘 쌓아 올라온 것 같아요. 그 사이 노래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연기도 열심히 배웠어요. 작품도 신중하게 결정하고, 작품 속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거 같아요."


그런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작품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이다. 이미 한 차례 오디션에서 고배를 맛봤다는 최재림은 "그 당시 31살이었어요. 스스로 어리다고 생각하긴 했다"면서 "마흔 살이 됐을 때 공연을 한다면 다시 도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재림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극장을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무한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연을 본다는 것 자체는 굉장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기도 해요. 마스크를 쓰고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집중력은 떨어지고, 공연에 대한 반응 자체도 줄어들게 돼 있거든요. 100% 즐기기 어려운 상태로 작품을 봐 주신다는 건데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예요. 감사하다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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