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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의 엔터리셋] ‘팬덤’ 방패 삼는 ‘방탕아’ 스타들의 재기 의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6.21 07:00 수정 2020.06.22 01:45

박유천, 방송까지 출연해 "똑같은 실수 반복 안겠다" 눈물의 사과

해외 무대가 돌파구? 개인방송-SNS 등 새로운 환경까지 마련

ⓒ뉴시스 ⓒ뉴시스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


한때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서 “쇼케이스·제작보고회·시사회 보다 법원·경찰서 취재가 잦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스타들이 자주 등장했다. 죄질도 불법 도박, 음주운전, 사기·횡령, 마약 혐의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이 보이는 해명과 사과는 천편일률적이다. 여기에 복귀 움직임까지 대중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박유천은 지난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자숙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그해 4월 처음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만 기자회견을 열고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만약 마약을 했다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던 터라 마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그의 은퇴는 이로써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박유천의 심상치 않은 행보는 대중의 심기를 건드렸다. 올해 1월 태국에서 팬 미팅을 개최하고, 고가의 화보집을 발매하는가 하면, 지난 4월 16일에는 ‘공식 팬 사이트’까지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재기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채널A ‘풍문쇼’에 출연해 ‘눈물의 사과’ 액션까지 취해가며 말이다.


방송에서 박유천은 “SNS라든지 팬 사이트, 화보집은 지금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제가 17년이라는 시간을 활동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 사랑을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는 보답을 드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진실되게 살다 보면 혹여나 먼 훗날 (인정받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저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다시는 진짜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팬클럽 운영자와 열애설, 전 매니저 폭행, 기부금 횡령 의혹, 후배 아이돌 외모 비하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강성훈은 몸담고 있던 그룹 젝스키스에서 탈퇴했고, YG엔터테인먼트와도 전속 계약을 해지했다. 특히 일부 팬이 제기한 사기·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터라 ‘방탕아’ 이미지로 굳어졌다. 강성훈 역시 잠잠하던 시기를 지나 다시금 무대에 올랐는데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은 2014년부터 전 여자친구와의 폭행, 임신 등 사생활 문제로 법정 공방을 벌였고, 그의 전 여자친구는 이후 그의 친자로 확인된 아이를 출산했다. 여러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현중은 입대했지만 전역 후에는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복귀작이었던 ‘시간이 머무는 그때’(2018) 제작발표회에서 “4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것 같다”며 “연기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보다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좀 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병역 기피로 물의를 일으켰던 MC몽은 음반 활동과 콘서트 등으로 꾸준히 팬들을 만나고 있는데, 활동 중단 이후 8년 만에 대중 앞에선 그는 “모든 사람한테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거 안다. (하지만)음악만이 저를 숨 쉬게 해줬고, 저는 음악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안재욱도 두 차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는데, 복귀 무대에서 “복귀가 이르다는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제가 연기 외에는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재기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이들의 공통점은 ‘팬덤’이다. 논란을 일으켜도 여전히 자신들을 지지해주는 국내외 팬덤을 방패삼아 재기 의지를 다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장 여론이 돌아섰다고 해도, 팬덤이 유지되면 일단 복귀의 발판은 밟을 수 있다는 해석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팬덤이 강한 한류스타들의 경우 해외 무대를 돌파구로 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유튜브 등 개인 방송을 비롯해 각종 SNS를 통한 창구가 활성화되면서 모든 대중을 상대로 하지 않고, 그들을 지지하는 소수의 팬들과 소통하면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됐다. 사실상 그들의 ‘복귀’를 막을 재간은 없지만, 결코 어제의 잘못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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