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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어느덧 10주년' 아이비, 진화하는 뮤지컬 디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6.18 15:17 수정 2020.06.18 15:17

2010년 '키스 미 케이트'로 깜짝 데뷔

'시카고' '지킬앤하이드' '렌트' 종횡무진

아이비. ⓒ 신시컴퍼니 아이비. ⓒ 신시컴퍼니

지난 2010년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로 깜작 데뷔했을 때만 해도 '잠깐의 외도'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비와 뮤지컬의 만남은 마치 하늘이 맺어준 '운명'과도 같았다. 아이비는 이후 가수보다는 뮤지컬 배우로 자신의 인생 2막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10년간 아이비는 한국 뮤지컬을 이끈 최고의 '디바'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시카고'(2012), '고스트'(2013), '유린타운'(2015), '위키드'(2016), '아이다'(2016), '벤허'(2017),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17), '레드북'(2018), '지킬앤하이드'(2018)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아이비에게 손을 뻗었다.


그만큼 아이비는 팬들과 제작진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배우였다. 가수 시절 입증한 빼어난 가창력과 춤 실력은 기본, 갈수록 진화하는 연기력, 그리고 스타 기질까지 겸비했으니 아이비는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특히 아이비는 '시카고'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록시 하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작품으로 '2012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아이비는 이후에도 무려 네 시즌이나 참여하며, '시카고'에 가장 많이 출연한 록시 하트가 됐다.


'아이다'에서는 철없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위키드'에서는 금발 마녀 글린다로 팔색조 매력을 과시했다.


아이비. ⓒ 신시컴퍼니 아이비. ⓒ 신시컴퍼니

2018년은 아이비가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한해였다. 뮤지컬 '레드북'에서 엉뚱하고 당당한 안나 역을 맡은 아이비는 그간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능을 100% 발휘했고, 그런 아이비에게 '예그린뮤지컬어워드'는 여우주연상을 선사하며 찬사를 보냈다.


그해 '지킬앤하이드'에서는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벗어나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아이비는 노래뿐 아니라 절절한 감정 연기로 루시의 아픔을 표현해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이비는 16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렌트'에서 미미 역을 맡아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e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 20주년을 9년 만에 찾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이비가 맡은 미미는 에이즈 환자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이지만, 오직 오늘을 위해 사는 강인함을 가진 클럽 댄서로 파격적이고 섹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연출로부터 "머리가 뚫릴 정도로 노래 잘하는 미미"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빼어난 가창력은 아이비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한다. 개막 이후 "아이비는 역시 아이비였다"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혜성처럼 등장한 아이비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다. 재능은 물론 성실함으로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아이비가 베테랑 배우로서 그려나갈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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