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예고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번에도 '보여주기'에 그칠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6.15 14:36
수정 2020.06.15 15:59

대화 국면 조성 위한 영변·풍계리 '폭파쇼'

연락사무소 폭파, 연속적 대남 적대행위 '전주곡' 될 듯

"군사도발·금강산 시설 폭파 가능성"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대북전단을 매개로 대남 압박 강도를 높여온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의 '상징물'로 평가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연일 암시하고 있다.


그간 북한이 시설 폭파를 통해 대화 의지를 드러냈던 것과 달리, 연락사무소 폭파는 정반대 메시지를 국내외에 각인하는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예고한 연락사무소 철거를 어떻게 인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측에서 그러한 행동(철거)을 만약하게 된다면 방송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도 나름대로 관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공동사무소 철거와 관련한 우리 정부 대응방안과 관련해선 "관련사항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만전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대남 압박 강도를 높여온 북한은 이날도 연락사무소 폭파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게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역시 남측을 '적'으로 명시한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폭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해당 담화에서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하거나 나름대로 우리 의중을 평하며 횡설수설 해댈 수 있는 이런 담화를 발표하기보다는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며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련락사무소(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시설 폭파 카드를 활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표출한 바 있다. 다만 지난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2018년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가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한 '단발성 폭파쇼'에 그쳤다면,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는 남한에 대한 '연속적 적대 행위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북한은 주요 인사들의 담화와 각계 반향 등을 통해 남측에 대한 '단계적 행동' 가능성을 거듭 시사해왔다. 특히 김 부부장이 직접 거론한 '단계적 행동'인 △연락사무소 폐쇄(폭파)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2008년 6월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CBS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구체적으로 얘기한 걸 보면 모종의 행동은 반드시 할 것 같다"며 "지금 암시하는 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겠다는 얘기인데 엄포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군사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가능성이 크다"며 남북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특보) 역시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북한이 연락사무소나 금강산 시설을 폭파시켜 형체가 없게끔 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간 합의를 무효화할 수 있고, 군사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북한의 대남 압박이 '대화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일 수 있다'는 분석이 여전히 제기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