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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망 수준' 2분기 실적에도 유동성 랠리…살얼음 위 강세장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6.09 05:00 수정 2020.06.09 03:43

121곳 상장사, 3개월 영업익 추정치 대비 31% 급감

기업실적 하향추세에도 기업주가는 상승하며 괴리↑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제시한 주요 상장사 121곳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8조3938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26조7880억원) 보다 31.3%나 급감한 수치다ⓒ연합뉴스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제시한 주요 상장사 121곳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8조3938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26조7880억원) 보다 31.3%나 급감한 수치다ⓒ연합뉴스

올해 2분기 실적 눈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유동성 랠리로 인한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가 되어야 할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 주식시장 분위기로만 보면 최소 6개월 뒤 실물 경제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2분기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는 3개월전 대비 낮아졌다. 실물 경제 개선은 요원한데 주가만 오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제시한 주요 상장사 121곳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8조3938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26조7880억원) 보다 31.3%나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추정치보다도 더욱 낮아졌다. 1년전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9.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3개월 전 대비 각각 13.8%, 27.3% 감소한 304조8581억원, 14조808억원으로 추정됐다.


기업들의 실적 하향추세가 뚜렷한데 증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의해 떠받쳐지기 보다 유동성 랠리 장세로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2.42포인트(0.11%) 상승한 2184.29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초반 2200을 돌파하며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외국인이 장 막판 114억원의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개인이 375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홀로 367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1일~8일) 엿새 연속으로 상승세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2549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은 1조83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이 기간동안 홀로 2조523억원을 순매도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향조정이 지속되는데 지수가 상승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수록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이 유동성 장세로 변하면서 주가는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금리 하락으로 유동성이 풀려있는데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크게 증가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11조3163억원으로 1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유동성이 끌어올린 강세장이지 추세적인 상승장으로 볼 수 없다"며 "추세적인 상승장이 되려면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종목들이 3개월전 대비 2분기 실적 추정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주가는 3개월전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80억원인데 이는 3개월전대비 62%나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주가는 정 반대로 움직였다. LG이노텍은 이날 1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19일 LG이노텍은 7만5700원의 최저점을 찍은 이후 52.5%나 급등했다.


현대차는 이는 3개월전 대비 74.9% 하락한 35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도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지난 3월 20일(6만5000원) 대비 42.4%가 급등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주가가 실적대비 지나치게 상승할 경우 급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가가 전염병 확산 이전으로 회복됐고, 신용카드 매출 등 일부 내수지표들도 전년대비 플러스로 반전하는 등 낙관론이 다소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많다"며 "다만 2009년에도 실물경기 위축과 기업은 역성장했지만 정책을 쫓아 가격지표는 먼저 움직였던 사례가 있던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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