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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없어도 되는 이유 '그랜저·K7 하이브리드'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6.04 13:54 수정 2020.06.04 13:59

하이브리드 장착한 국산 고급 세단 판매량 증가

상품성·경제성 측면 일본 하이브리드 차 대비 경쟁력 확보

K7 하이브리드(왼쪽)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현대자동차 K7 하이브리드(왼쪽)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현대자동차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부진 배경에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분위기와 함께 국산 자동차들의 ‘대체재(代替財)’ 역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한일관계 악화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높은 연비와 정숙성을 갖춘 고급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앞세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국산 고급 하이브리드 세단들의 상품성이 높아지며 일본산 하이브리드 차를 대체하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주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1~5월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기간 렉서스가 63.5% 감소한 2583대에 그친 것을 비롯, 토요타도 56.7% 줄어든 2139대의 판매량에 머물렀으며, 혼다는 1323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72.9%에 달했다.


이들 3사의 주력 모델들은 ES300h, NX300h, RX450h(이상 렉서스), 캠리 하이브리드, 라브 4 하이브리드, 아발론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이상 토요타), 어코드 하이브리드(혼다) 등으로, 이들 차량의 부진이 일본 브랜드의 판매 실적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렉서스 ES300h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까지만 해도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아우디 A4 등 독일 럭셔리 중형 세단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다. ES300h의 지난해 1~5월 판매실적은 4243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 3위에 자리했었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지난해 상반기 혼다를 수입차 빅5에 진입하게 해준 효자 모델로, 1~5월 1590의 판매실적으로 수입 베스트셀링카 9위에 올랐었다.


하지만 1년 사이 이들의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렉서스 ES300h는 올해 1~5월 판매량이 1597대로 절반 이하로 줄면서 수입 베스트셀링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판매량이 699대까지 쪼그라들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라브4 하이브리드 등 다른 일본산 하이브리드 자동차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차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5월의 경우 수입 하이브리드 차 판매량은 총 1만3525대로 전체 수입차의 15.0%를 점유했으나, 올해 1~5월은 만631대에 그치면서 점유율도 10.5%로 떨어졌다. 이 기간 수입 하이브리드 차 판매실적 감소율은 21.4%에 달했다.


그 빈틈을 국산 고급 하이브리드 차들이 파고들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기아자동차 K7 하이브리드 판매실적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5월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실적은 총 1만2848대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308대)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으나 이는 공급물량 부족으로 2월 판매가 1000대에도 못 미친 데 따른 것으로, 3월 이후 3개월간 매달 3000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K7 하이브리드의 경우 1~5월 판매실적이 4525대로 전년 동기(2369대) 대비 47.6%나 증가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와의 판매 간섭에도 불구, 3월부터 1000대 이상씩 팔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과거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주로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중형 이하의 차종에서 판매량이 많았으나 이제는 고급 준대형 세단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는 넓은 실내공간과 우수한 주행능력을 제공하면서도 16.2km/ℓ에 달하는 높은 연비를 제공하는 장점이 부각되며 동일 차종 내 다른 파워트레인별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일본 하이브리드 차들이 부각시켜온 마케팅 포인트와 일치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산 하이브리드 차가 성능이나 연비, 신뢰성 등 시스템 측면이나 고급감, 편의성 등 상품성 측면에서 일본차에 밀린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국산 고급 차종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고 시스템적으로도 검증을 받으면서 일본차의 대체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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