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마스크 가격에 뿔난 민심…“공적 물량 전환, 중국산 짝퉁 감시해 달라”
입력 2020.06.03 06:00
수정 2020.06.03 06:01
비말차단용 마스크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시중 유통
더운 날씨에 수요 급증하면서 가격 치솟아
장당 1000원~2000원, 공적마스크와 비슷한 수준
일반 일회용 마스크, 덴탈마스크로 둔갑시켜 폭리 취해
덴탈마스크(수술용 마스크)도 공적판매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덴탈마스크는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아 숨쉬기는 편하지만 침방울 등 비말 차단 효과가 있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식약처 인증 덴탈마스크 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가격은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와 비슷한 정도로 높아지면서 공작판매로 전환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1일 마스크 수급상황 브리핑에서 “3~4개 업체에서 벌써 허가 신청이 들어오고 있어 이번 주 후반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국민들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침방울(비말)을 차단해 감염 예방 효과가 있으면서도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가볍고 얇다.
현재 공적마스크로 공급되는 덴탈마스크는 전체 생산량의 80%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나머지 20%만 시중에 풀린다. 수요가 높아지면서 덴탈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이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비말차단용 마스크 새롭게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수급을 완하하겠다는 것이다. 판매는 100% 민간을 통해 시중에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국산 식약처 인증 덴탈마스크가 장당 1000원에서 비싸게는 2000원대에도 판매되고 있다. 이는 약국에서 장당 1500원에 판매되는 공적마스크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준이다. 2~3월 날씨가 더워지기 전만 해도 장당 200~300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10배 이상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주요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는 초중고 등교를 앞두고 덴탈마스크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덴탈마스크도 공적판매로 전환하고, 인증 제품으로 둔갑해 폭리를 짝퉁 마스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덴탈마스크도 공적물량으로 판매해 달라는 주제로 여러 건의 청원이 올라와 있으며, 2일 현재 참여인원만 1만명이 넘는다.
대부분은 기존에 비해 가격은 치솟은 반면 허가 받은 국산 덴탈마스크 물량은 더욱 줄었다는 내용이다. 특히 초중고 등교를 앞두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당초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공적판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했던 지난 2월 말 당시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품귀현상이 심화됐었다. 이에 정부가 수급난을 완화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정식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폭리를 우려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가 덴탈마스크로 둔갑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비말 차단 기능이 있는 덴탈마스크는 식약처 인증이나 의약외품이라는 문구가 포장에 들어가지만, 일반 시민들이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인증 마스크를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시중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인증 제품에 비해 가격을 조금 낮춰 판매하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제품도 장당 600원~1000원 수준으로 기존 가격에 비해 몇 배나 올랐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30대 직장인 신모씨는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확진자 수는 다시 늘고 있어 당분간 덴탈마스크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에만 유통을 맡기면 지난번처럼 가격은 가격대로 오르고 물량도 제대로 유통되지 않을 것 같다. 공적물량으로 판매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주부 윤모씨는 “시중에서 덴탈마스크라고 파는 제품 다수가 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이라며 “정부가 인증 받은 제품만 공적물량으로 판매하면 가격도 안정되고 무엇보다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