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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딸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난 생모…유족급여 타내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5.31 16:36 수정 2020.05.31 16:37

이혼 이후 연락을 끊었던 어머니가 소방관이었던 둘째 딸이 사망하자 32년 만에 나타났다. 이에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와 큰딸은 생모에게 거액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혼 이후 연락을 끊었던 어머니가 소방관이었던 둘째 딸이 사망하자 32년 만에 나타났다. 이에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와 큰딸은 생모에게 거액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혼 이후 연락을 끊었던 어머니가 소방관이었던 둘째 딸이 사망하자 32년 만에 나타났다. 이에 숨진 소방관의 아버지와 큰딸은 생모에게 거액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북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월 수도권 한 소방서에서 일하던 A(63)씨의 둘째 딸(당시 32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얻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을 앓다가 숨졌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1월 공무원재해 보상심의위원회를 열고 아버지인 A씨가 청구한 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이와 비슷한 시점에 어머니인 B(65)씨에게도 이러한 결정을 알렸다. B씨는 본인 몫으로 나온 유족급여와 둘째 딸 퇴직금 등을 합쳐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모는 사망 때까지 매달 91만원의 유족급여도 받게 됐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지난 1월 전 부인인 B씨를 상대로 1억9000만원 상당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가사소송을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제기했다.


1988년 이혼 이후 단 한 차례도 가족과 만나지 않은 데다, 둘째 딸의 장례식장도 찾아오지 않은 생모가 유족급여와 퇴직금을 나눠 받는 게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논란이 된 가수 고(故) 구하라씨 유산을 둘러싼 구씨 오빠와 친모 사이의 법적 다툼과 마찬가지로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는 상속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딸들을 키우는 동안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는 등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이혼 이후 매달 50만원씩으로 계산해 두 딸에 대한 양육비를 합산해 B씨에게 청구했다.


이에 B씨는 "아이들을 방치한 사실이 없고 전남편이 접촉을 막아 딸들과 만날 수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딸들을 위해 수년 동안 청약통장에 매달 1만원씩 입금했고, 두 딸에 대한 애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전주지법 남원지원 가사1단독 심리로 재판과 조정이 진행 중이다. 선고는 오는 7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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