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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미중, 코로나 이어 대만‧홍콩 두고 '으르렁'…한국 영향은?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5.22 14:44 수정 2020.05.22 15:37

美가 대만 끌어당기자 홍콩 옥죄기 나선 中

미중 대립 구도, 한반도로 무대 옮길 수 있다는 관측

美, 중국 제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韓 참여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코로나19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중이 전선을 넓히며 '신냉전' 구도를 본격화 하고 있다.


미국이 일국양제 약한고리로 평가되는 대만을 흔들자 중국이 홍콩 옥죄기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중국의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면서도 "만약 그것이 일어난다면 그 문제를 아주 강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홍콩 주민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은 국가보안법 제정 관련 노력은 (상황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예고했다.


앞서 중국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 제정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이 자치권을 부여받은 홍콩을 '패싱'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직접 법안 처리에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해당 법안은 국가 전복·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을 3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작년 중국이 강하게 밀어붙였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이 홍콩 반대 시위로 무산된 만큼 중국이 직접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사실상 '홍콩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美, 대만에 중형 어뢰 판매하기로
中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해야"


미중은 일국양제의 또 다른 축으로 평가되는 대만과 관련해서도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집권 2기를 맞았던 지난 20일, 대만에 중형 어뢰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취임 연설에서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 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 성격을 갖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의 지정학적·역할적 가치는 어느 때보다 높아져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중국이 '앞바다'로 여기는 대만해협에 매달 한 차례씩 군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파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미중 관계와 대만해협 평화·안정에 추가적 피해를 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은 앞서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 문제를 놓고도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미국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대만이 WHO에 참여해 방역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흠집을 낼 수 있는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륙·해양 만나는 한반도…美中 격전지 될까
전문가들 "원칙 지키며 국익 추구해야"


일각에선 미중 대립구도 격화가 한국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륙 세력을 상징하는 중국과 해양 세력을 대표하는 미국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에 주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학교 교수의 저서 '예정된 전쟁'을 언급하며 "미중 양국이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에 한국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과 관련해 '원칙'에 기초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는 혼돈의 장에서 한국을 지키는 것은 결국 원칙 준수"라며 △비핵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 △개방된 세계화 △다자협력 등 한국 안보와 번영을 보장해준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강조했던 투명성·신뢰성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부교수는 '코로나19, 글로벌 리더십, 그리고 미·중 관계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명된 한국 방역 모델의 우수성은 자국 이익을 위해 한국에 선택을 강요하는 미국과 중국의 요구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국익을 추구해 나가는 한국 외교 행보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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