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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훈→김태균→?’ 후계자 없어 더 슬픈 노쇠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5.19 10:28 수정 2020.05.20 07:17

FA 1년 계약 후 부활 다짐했으나 뚜렷한 노쇠화

김태균 대 이을 거포 등장하지 않는 점도 고민

김태균(오른쪽)은 장종훈의 계보를 이은 한화의 간판 타자다. ⓒ 연합뉴스 김태균(오른쪽)은 장종훈의 계보를 이은 한화의 간판 타자다. ⓒ 연합뉴스

1년 FA 계약을 맺으며 부활을 다짐했던 한화 김태균(38)이 뚜렷한 노쇠화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111(27타수 3안타)로 크게 부진하고 있다. 김태균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비율 스탯의 최강자’도 이제는 옛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부족하지만 4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OPS는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김태균은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데뷔 2년차였던 2002년 이후 17년 만에 OPS가 8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비율과 누적 모두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그는 부활을 자신하며 FA를 신청했고 원소속팀 한화와 1년간 10억 원(계약금 5억 원+연봉 5억 원)에 계약하며 올 시즌 반등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은 김태균의 뜨거운 열정을 차갑게 외면했다.


3년 전인 2017년부터 시작된 노쇠화. 30대 후반 나이라 에이징 커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한화맨’인 김태균으로서는 쉽게 인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대를 이을 한화의 간판 타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부터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리는 강타선을 구축했다. 90년대 초반에는 이정훈으로 시작돼 이강돈, 강정길, 유승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상대 마운드에 맹폭을 가했다.


이후 장종훈과 강석천을 장착하며 더욱 큰 파괴력을 내뿜었던 한화는 1999년 두 외국인 타자(데이비스, 로마이어)까지 힘을 보태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장종훈의 시대가 끝난 2000년대에는 김태균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뤘다. 김태균과 데이비스, 그리고 이범호로 구성된 클린업 트리오는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2017년부터 3년간 한화 타자 누적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2017년부터 3년간 한화 타자 누적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김태균은 2년간 일본프로야구 무대로 떠났던 2010~2011년을 제외하면 18년간 한화 유니폼만을 입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한화 타자 역사상 가장 높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적립 중이며, 팀을 넘어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레전드로 선수 말년을 보내고 있다.


특히 김태균은 자신보다 앞선 시대에 팀의 상징으로 군림했던 장종훈의 적통을 계승했다는 상징성까지 띠고 있는 선수다. 안타까운 점은 김태균의 노쇠화가 진작부터 시작됐음에도 그의 대를 이을 후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태균의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 2017년부터 지난 3년간 한화 타자의 누적 WAR를 살펴보면 20대 선수는 정은원(20)과 하주석(26) 둘 뿐이다.


하지만 수치에서 드러나듯 이들이 김태균의 후계자가 되고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부활시키기에는 아직 크게 부족한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거포형 선수들도 아니라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릴 뇌관이 되기에도 모자라 보인다.


이는 한화의 현재 진행형인 고민이기도 하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홈런과 장타율 부문에서 최하위로 처져 안정된 선발진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다이너마이트의 계보를 이을 거포가 누구일지, 안타깝게도 김태균에게 남은 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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