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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그랬다'…정권 수뇌, 무슨 '매뉴얼' 돌려읽나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8.08 00:10 수정 2020.08.08 05:20

22억에 아파트 내놓으며 "남자들은 잘 몰라"

10억 사모펀드 투자도 "처가 관리해 난 몰라"

16억 빚에 25억 상가 매입 "아내가 상의 않고"

서울 시내의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시내의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잠실 한화 갤러리아팰리스를 끝내 매물에서 거둬들인 뒤 사퇴한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의 뒷모습을 보며,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이 결정적인 국면에서 '배우자 핑계'를 대는 행태가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참 비겁하다. 문재인정부의 남자들은 불리하면 하나같이 아내 핑계"라며 "청와대에 불리하면 아내 핑계를 대라는 대응 매뉴얼이라고 있는 거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김조원 민정수석은 다주택자로서 보유한 도곡동 한신아파트와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중에서 잠실 갤러리아팰리스를 팔기로 하고, 22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실거래 최고가보다 2억 원 이상 비싼 가격이라 정말 매도할 마음이 있는 것인지 논란이 됐다.


이 점이 문제가 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수석을 대신해 "가격을 본인(김 수석)이 얼마라고 정하진 않았을 것으로 얘기를 들었다"며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남자들은 (매도가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아내 핑계'를 전했다.


이후 김 수석은 매물을 거둬들인 뒤,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갤러리아팰리스의 분양가는 4억3000만원이었기 때문에, 2주택자인 그가 현 정권 하에서 그 가격에 매도하면 양도차익의 52%가 넘는 9억6000만원이 양도소득세로 부과됐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태경 의원은 "고가에 매물 내놓고 팔리지 않자 이제 와서 그 책임을 아내에게 돌리고 있다"며 "자기 부동산 하나 맘대로 못해 아내 핑계를 대는 사람은 국정을 맡을 자격도 없다"고 질타했다.


하태경 "아내 핑계 대라는 대응 매뉴얼 있느냐"
국민의당 "아내들은 무슨 잘못인가…비겁하다
'아내책임론'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처사"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의 '아내 핑계'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앞서 조국 전 법무장관은 지난해 9월 국회본청에서 열렸던 이른바 '무제한 기자간담회'에서 74억5500만원 투자를 약정하고 실제로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논란과 관련해 "코링크라는 이름 자체를 이번에 알게 됐다"며 "우리 집 경제 문제는 내가 아니라 내 처가 관리해 상세한 것은 모른다"고 해명했다.


또, 흑석뉴타운 재개발 대상 상가건물을 16억원의 빚을 지면서 25억7000만원에 매입해 투기 논란에 휩싸였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3월 사퇴하며 "너무 구차한 변명이라 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같은 일련의 현상을 향해 "아내들은 무슨 잘못인가"라며 "툭하며 자신들의 치부를 '나는 몰랐다. 아내가 그랬다'는 억지 주장으로 화살을 비켜가는 비겁한 위인들 뿐이냐"라고 개탄했다.


이어 "가족들의 거주 공간인 주택 처분마저 아내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면, 아내 입장에서는 이웃집 아저씨만도 못한 남편이라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라며 "이번 김조원 민정수석 뿐만 아니라 조국·김의겸 등 정권 주요 인사들의 '아내책임론'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나아가 "가정사조차 모르는 무책임한 가장이 어떻게 5000만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라며,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을 향해 "아내와의 진중한 대화 정도는 나누라"고 권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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