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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홈런 ‘펑펑’…벌써 걱정되는 마운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5.14 09:40 수정 2020.05.14 15:47

타석당 홈런 비율 2.84%로 역대 3위 수준

촘촘한 일정+타고투저, 투수 부담 크게 늘어

홈런 부문 공동 1위 달리는 두산 김재환. ⓒ 뉴시스 홈런 부문 공동 1위 달리는 두산 김재환. ⓒ 뉴시스

2020시즌 KBO리그가 개막하고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가장 뚜렷한 현상은 바로 홈런 수의 증가다.


현재까지 팀당 7~8경기 등 총 37경기를 치렀는데 10개 구단 타자들이 뽑아낸 홈런 개수는 벌써 82개에 이른다.


가볍게 볼 수치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리그 홈런 개수는 산술적으로 1500개를 훌쩍 넘어 1600개 이상도 가능하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이던 2018년 1756개, 2017년 1547개, 2015년 1511개 순으로 집계된다.


비율 수치에서도 올 시즌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현재까지 리그 타자들의 타석당 홈런 비율은 2.84%로 역대 3위 수준이다. 1위는 당연히 2018년의 3.09%이며, 마찬가지로 타고투저 시즌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1999년(3.07%)이 뒤를 잇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해 크게 부진했던 홈런 타자들의 부활이다.


현재 홈런 부문은 두산 김재환과 SK 한동민(이상 4개)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18년 40개 이상의 홈런을 쳤으나 공인구가 교체된 지난해 장타가 급감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역대 한 시즌 타석당 홈런 비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역대 한 시즌 타석당 홈런 비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공인구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KBO의 발표대로라면 공인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KBO는 개막 직후였던 지난 7일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든 샘플이 합격기준을 충족했다. 앞서 KBO는 2018년 역대급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해 반발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고, 이번 발표에서는 평균 반발계수가 0.4141이었다.


여러 요인들이 언급되고 있다. 공인구에 문제가 없다면 결국 타자들의 기술이 좋아지고 힘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막이 늦춰지면서 투수들이 몸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시즌이 진행되고 표본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답이 나올 물음표들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개막 초반부터 나타난 홈런 수 증가는 타자와 투수의 기 싸움에서 타자가 기선제압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투수들은 장타의 공포를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올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일정이 매우 촘촘하게 진행돼 투수의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타고투저라는 커다란 변수까지 발생했다. 홈런이 지배하게 될 올 시즌, 어느 팀의 마운드가 더 잘 버텨주는가가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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