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전, '부담 백배' 어쩌나…한전공대 '1조 재원' 마련 비상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입력 2020.05.14 05:00 수정 2020.05.14 05:21

2025년까지 설립비만 8289억원…재원 부담 눈덩이

"600억 1차 분담금 자회사도 내라" 발전 자회사도 비상

국민 전기료로 재원 마련도 검토…설립 찬반론 커진다

전라남도 나주 한국전력공사 전경ⓒ한국전력공사 전라남도 나주 한국전력공사 전경ⓒ한국전력공사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이 가시화됨에 따라 출연금 재원 마련 문제를 놓고 한국전력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설립기간인 2025년까지 투입될 예산만 8289억원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한 한전으로선 예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정유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한전공대 재원을 위한 1차 분담금으로 384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다음달 초까지 발전 6개사와 자회사들과 600억원의 분담금을 모아 법인 설립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전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각 자회사에 전송했다. 자회사마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분담금 출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출연금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 때 결정된 내용이다. 발전 6개사의 분담률은 5%로 총 30억원을, 한전 KPS와 한전 KDN이 2%씩 각각 12억원을, 한전기술과 한전원자력연료가 각각 1%에 해당되는 6억원의 분담금을 낼 것으로 계산했다.


이번 분담금은 학교 설립을 위한 준비 자금이다. 개교 이후 들어갈 설립·운영비에만 1조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전공대 개교 시점인 2022년 이후 10년까지인 2031년으로 잡으면 1조6000억원까지 출연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정부의 탈원전 가속화에 따라 수조 원의 적자를 낸 한전으로선 재무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2765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이는 2008년 2조7981억원 이후 최대 폭이다. 2017년 4조9530억원의 이익을 달성한 이래 2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전기요금 감면·유예 재원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가중된다.


한전공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한전은 물론, 지자체, 국민들의 부담도 뒤따를 전망이라 대학 설립을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번 최초 출연 때 많게는 수십 억원의 출연금을 내야 하는 한전 자회사들 또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6개 발전 자회사 부채비율은 200% 가까이 치솟는 등 재무 상황이 악화일로 걷고 있어 일부는 비상경영을 실시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발전사별 부채비율은 한국수력원자력 132.8%, 한국중부발전은 241.2%, 한국서부발전은 183%, 한국남부발전은 159.8%, 한국남동발전은 126.6%를 기록했다.


각각 안전사고 문제와 설비 투자 증가, 새 국제회계 기준 변경 등에 따라 재무적 부담이 늘어난 상태인데 발전소 운영과 관계없는 추가적인 부채를 지게 됐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1차 출연금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와 협의한 뒤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출연금 납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전공대 법인설립 허가는 재원 확보 문제로 두 차례 미뤄진 바 있다.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1차 심사에서 “한전 측이 제출한 대학설립 재원 출연계획안에 구체성이 없다”며 심의를 계속 의결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31일 열린 2차 심사 때도 같은 이유로 의결을 미뤘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