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까지 文대통령 '조선 王'에 비유
입력 2020.05.12 00:20
수정 2020.05.11 22:27
靑대변인 "3년은 태종…2년은 세종 연상 바라"
보수 일각서 "北도 아니고 우상화 분위기" 비판

이번엔 청와대 참모에게서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시대 왕에 빗댄 발언이 나왔다. 여권 내에서 조선의 기틀을 다진 3대 왕 '태종'에 비유한 발언이 나온지 사흘 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연합뉴스TV 방송에 출연해 '최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문 대통령을) 조선의 세 번째 왕인 태종에 비유하고 다음 왕은 세종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지난 3년이 굉장히 파란만장했다면 태종처럼 비춰지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강 대변인은 "태종이라는 단 하나의 형상에만 대통령을 가두는 것은 저로선 참모 입장에서 좀 다른 의견이 있다"며 "3년 동안 태종의 모습이 있었다면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이 참모로서의 바람이다"라고 했다.
이어 "전반부는 좀 태종스럽고 후반부는 좀 세종스럽게 국민이 볼 수 있게 잘 보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제가 알기론 세종대왕은 재위 기간이 30여 년이다. 또 다른 분, 후임자도 여전히 세종의 치세와 같은 일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어느 분이 되실지는 저로서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당선자는 지난 8일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우상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태종의 시조 '하여가(何如歌)'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리리라'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서로 징그럽게 얽혀 정말 백 년은 해 드실 듯"이라며 "북한 사회도 아니고 온통 우상화 분위기"라고도 비꼬았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태종은 측근에 대한 단죄를 주저하지 않았다"며 감찰 무마 의혹, 자녀 입학 비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정권 창출 과정에서 고락을 함께한 피붙이의 혐의가 드러날지라도 태종은 '마음에 빚을 졌다'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한 일이 없다"며 "의금부를 향해 '명(命)을 거역'과 같은 발언을 쏟아낸 일 역시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