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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게 레임덕이란 없다?…지지율 변수 여전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0.05.12 06:00 수정 2020.05.12 07:01

코로나19 대처 호평…지지율 60%대 고공행진

경제 위기 회복·야권 재정비 시기 등 변수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코로나19 대처' 영향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적게는 60%대, 많게는 70%대로 조사되는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역대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현 민심의 향배가 집권 후반기와 맞물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까지 이어질 거라 단언할 수 없다. 관건은 경제 위기 회복, 야권 전열 재정비 등의 '시기'다.


리얼미터가 4일과 6~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하고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p 오른 62.0%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3.0%p 하락한 32.4%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4일 실시하고 6일 발표한 5월 첫째 주 정례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60.6%다. 본보 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60%대를 넘은 건 2018년 10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또 다른 조사에선 70%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 곡선을 그리는 역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U자형' 커브를 그리고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무렵 국정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동기간 지지율 중 가장 높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3주년 무렵 20% 후반대의 지지를 얻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40%대 초반의 지지율로 취임 3년을 맞았다.


이러한 국정 지지율 추이는 역대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당면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집권 후반기엔 국정 지지율 하락과 함께 당의 원심력 강화로 대통령보다는 차기 주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현재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구심력이 작동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는 당분간 현 상태가 유지될 거라 보는 시각이 많다.


주된 요인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문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 능력이다. 실제 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가장 잘한 것으로 '보건·복지' 분야가 가장 많이 꼽혔다.


'침묵의 나선 이론' 영향 보수층 이탈 가능성 농후


하지만 변수는 여전하다. 임기 마무리가 된 시점에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현재처럼 높은 수치를 기록할 거라 단정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 첫 번째 이유로 경제 문제가 거론된다. 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제 관련 대책들을 내놓았음에도, 경제 상황이 쉽사리 호전되기란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단례로 코로나발(發) 충격에 실업이 폭증, 4월 실업급여만 월 기준 역대 최대 금액인 약 1조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왔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주력해야 할 분야에서 '경제·일자리 분야'가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총선에서 지리멸렬한 야당이 재정비 시기를 앞당긴다면, 차기 대권 구도가 부각돼 문 대통령에 쏠린 국민적 관심이 다소 사그라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과 총선에서의 여당 압승, 야권 지리멸렬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의 하락 요인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며 "다만 경제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야권의 재정비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을 향한 주목도가 덜 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특히 자신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거나 고립되는 게 두려워 입을 열지 않지 않는 이른바 '침묵의 나선 이론'을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의 변수로 꼽았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 대한 주변 평이 좋기 때문에 문 대통령을 실제로 지지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지지하는 분위기에 편승할 수 있다"며 "특히 ARS 조사가 아닌 전화면접 조사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보수층의 재결집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역대 정권마다 이어져 온 대통령 최측근의 권력형 비리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집권 후반기의 많은 변수가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요동치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주민수'는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강 대변인은 "민심을 잘 받들고 헤아려야 한다는 사실을 제가 곁에서 본 문 대통령은 잘 알고 계신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알앤써치,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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