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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꼼수'...코리아는 '호갱'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5.08 07:00
  • 수정 2020.05.07 21:43
  •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불법으로 이득 본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부정적 학습효과 경계해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조명아 네트워크 개발 & 디지털하우스 부문 총괄 부사장(왼쪽), 마크 레인 제품 & 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오른쪽)이 1월 14일 EQ Future 전시관에서 개최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조명아 네트워크 개발 & 디지털하우스 부문 총괄 부사장(왼쪽), 마크 레인 제품 & 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오른쪽)이 1월 14일 EQ Future 전시관에서 개최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2020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모델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디젤차가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데다,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려면 비용부담이 급증하는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배출가스 측정 기준이 강화되면 제조사는 개발비를 더 투입해야 하고,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장치를 추가해야 하니 대당 생산비용이 올라간다.


질소산화물을 줄이려면 차량에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를 달고 주기적으로 요소수를 보충해줘야 한다. 배출가스를 줄이려면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를 달아야 하며, 이 장치를 달면 기존보다 연비가 떨어진다.


디젤차의 단점인 높은 구매가격(가솔린 대비)과 관리의 번거로움은 더 심화되고, 장점인 고연비는 약화되는 이중고에 처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차체가 무거워 높은 토크의 디젤엔진이 선호 받는 SUV 모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차종에서 디젤 모델을 단종시켰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 벤츠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인증시험 때는 EGR과 SCR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되, 실제 운행 시에는 EGR 작동을 중단시켜 연비를 높이고, SCR의 요소수 사용량을 줄여 관리의 번거로움을 완화하는 프로그램을 심어놓은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적용된 벤츠 차종은 무려 12종에 달한다.


이를 통해 벤츠 오너 3만7154명은 연비와 관리 측면에서 이득을 보게 됐지만, 우리 국민 5000여만명은 인증 기준치의 13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을 들이마셔야 했다.


환경부는 이같은 사실을 적발해 벤츠에 결함시정 명령과 776억원의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등을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아우디, 폭스바겐, 닛산 등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배출가스 조작과 과련해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부과와 인증취소, 형사고발 등의 철퇴를 맞았었다.


그 와중에도 벤츠는 잘 피해왔고, 경쟁사들의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서도 홀로 승승장구하며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려왔지만, 결국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 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으로 이득을 얻은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미지수다. 벤츠 코리아는 환경부 발표 직후 “불복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어쩌면 벤츠가 불복 절차를 통해 어떤 제재조치도 없이 이 상황을 넘길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무 거리낌 없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압도하고 완성차 시장까지 잠식하며 승승장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정부 규제를 준수하느라 수많은 비용을 들이고, 경쟁력 약화를 감수하고, 심지어 일부 차종의 디젤 판매를 포기한 국내 업체들은 ‘미련한 짓’을 한 셈이 된다.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국내에서 수 년간 장사를 접다시피 한 다른 수입차 업체들 역시 불쌍한 처지가 되긴 마찬가지다.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도 말 안 듣는 아이가 이익을 본다면 말 잘 듣던 아이들조차도 일탈에 동참하게 마련이다. 벤츠 사태의 결말이 부정적 학습효과로 이어져 정직한 기업들까지 꼼수에 동참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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