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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미래 모빌리티, 코로나19보다 앞섰더라면?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5.06 06:00
수정 2020.05.06 05:03

PBV 상용화시 부족한 병상 대체, 격리시설 구축으로 혼란 최소화

조기 등교개학, 수요에 대응한 생활 편의시설 분산도 가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앞줄 오른쪽)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현대차 부스를 방문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가운데) 등 SK 관계자들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콘셉트 ‘S-Link’를 살펴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0’ 현대자동차 전시관에는 자동차, 건물도 아닌 모호한 형태의 전시물이 등장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인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콘셉트 ‘S-Link’였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기능으로 변하는 자율주행 지상 모빌리티인 PBV는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와 결합해 주택이 되기도 하고, 쇼핑몰이나 사무실, 병원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당시 CES 2020 현장에서 PBV와 Hub,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이 결합한 미래 도시 청사진을 제시했다.


PBV의 다양한 활용성을 보여주는 개념도. ⓒ현대자동차

그로부터 얼마 뒤,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사회·경제 전 분야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감염이 확산된 지역에서는 병상 부족으로 몸살을 앓았고, 격리 대상자들을 위한 수용 시설을 지정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빚어졌다. 경증 확진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확보를 위해 민간 기업들이 연수원을 내놓아야 했다.


일상생활과 생업에도 온갖 어려움이 발생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은 줄었고, 출퇴근길은 부담스러워졌다. 각급 학교의 개학은 미뤄졌고, 익숙지 않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돼 혼란이 가중됐다. 소비자들의 이동이 줄고 모임이 취소되다 보니 소상공인들은 생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진료 기능을 가진 PBV들이 Hub와 결합해 종합병원으로 활용되는 상상도. ⓒ현대자동차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발생한 각종 공간적 수요와 이동수단의 수요는 현대차그룹의 PBV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과 묘하게 일치한다.


PBV는 이동수단이자 공간 그 자체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춰 별도의 운전석이 불필요하며, 실내 공간은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다. 필요에 따라 4~6m까지 길이가 확장되며, 차량 상부와 하부가 완전히 분리돼 용도에 맞게 변한다.


PBV는 다수의 인원을 이동시키는 셔틀의 역할은 물론, 식당이나 카페, 호텔, 영화관 등 여가 공간, 병원, 약국 등 사회 필수 시설로도 변신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정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미래 도시 청사진이 현실화됐다면, 최소한 PBV만이라도 상용화됐다면 우리는 좀 더 안정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PBV를 병원 용도로 대량 생산하면 부족한 병상을 대체할 수 있고, PBV에 격리 대상자들을 태워 자율 군집주행으로 기존 거주민들의 감염 우려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해 격리 시설을 만들 수도 있다.


PBV를 활용해 임시 학교를 설치하면 감염 우려 없이 등교 개학을 앞당길 수도 있다.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업무지구 공동화로 손님이 뜸해진 식당과 카페를 주거지구로 분산시키는 식의 효율적 수요-공급 대응도 불가능한 구상이 아니다.


PBV 구조도. 쓰임새에 따라 4~6m까지 길이가 조절되며 내부 형태와 기능도 다양하게 변한다.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간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CES 2020에서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을 ‘인류를 위한 진보’라고 정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의 비전이 좀 더 빨리 현실화될 필요성이 커졌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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