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잠자던 롯데그룹주...형제의 난·롯데온 출범에 ‘자극’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5.05 06:00 수정 2020.05.04 21:51

경영권 분쟁 기대감에 롯데지주 ‘들썩’...“영향은 단기적”

롯데온 출범도 주가 자극...“롯데쇼핑 구조적 변화 시작”

지난 1월 22일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롯데별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가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1월 22일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롯데별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가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롯데그룹의 후계를 놓고 형제의 난이 재점화 했다는 소식에 롯데그룹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 통합 플랫폼 ‘롯데온(ON)’ 출범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롯데쇼핑 등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앞으로의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롯데지주는 전날보다 50원(0.12%) 내린 4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앞서 3거래일 동안 50% 넘게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주인 롯데지주우도 5.74% 내린 6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다음달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동생 신동빈 롯데홀딩스 회장의 이사 해임의 건과 정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진칼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신동주 회장은 6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되면 일본회사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경영권 분쟁 이슈가 주가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지주 지분율은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11.7%다. 롯데그룹 계열사 등 우호지분을 합친 지분율은 45.3%다. 반면 신동주 회장의 지분은 보통주 0.2%에 그친다. 현재 신동빈 회장의 입지나 양 측의 큰 지분 격차를 생각할 때 지분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다. 주주총회 결과 역시 반전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구성 상 주주총회 결과의 반전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5차례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주 SDJ 회장은 모두 패한 바 있으며, 주총 결과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지분율 27.8%)와 임원지주회(6%) 등의 입장이 바뀔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변수는 주주총회 이후 소송 제기에 따른 해임 가능성인데, 이 역시도 일본 회사법 854조에 명시된 결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일본롯데홀딩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반복되는 경영권 분쟁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및 지배구조 개편을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구성은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는 분명한 불안 요소로,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호텔롯데 IPO 작업을 서두를 것이란 예상이다.


최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롯데지주의 기업 가치 개선이 필수 선결 조건”이라며 “온라인 통합 유통 전략, 자회사 IPO, 부동산 자산 유동화, 주주환원 정책 강화 정책이 유지·강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계열사인 롯데쇼핑 주가도 3.31% 내려앉은 9만6500원을 기록했다. ‘형제의 난’ 기대감과 함께 ‘롯데온’ 출범 효과로 최근 급등했던 롯데쇼핑은 이후 2거래일 연속 조정 받는 흐름을 보였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의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가는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온라인 통합플랫폼 출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의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코로나19로 주가 낙폭이 큰 상황에서 내수 반등 기대감이 있으며, 약 200여개의 오프라인 부진점포 구조조정과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짚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순자산의 추가적인 부실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비효율적 오프라인 유통점에 대한 대대적인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고 최근 롯데온을 출범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시작했다”면서 “국내외 부실 요인에 대한 대규모 손실 반영을 어느 정도 완료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