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흉선, 퇴화 안 하면 흉선암과 중증근무력증 원인될 수 있어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5.04 05:00
수정 2020.05.03 20:04

흉선암 4기 5년 생존율 24~40%

뚜렷한 증상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기도


흉선암의 5년 생존률은 초기의 경우 74~90%로 높다. 다만 3기(33~50%)나 4기(24~40%)로 진행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므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

흉선은 가슴 중앙의 양측 폐 사이에 있는 나비 모양의 신체기관으로,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인 T세포를 만드는 중요한 면역기관이다.


흔히 갈비뼈라 불리는 좌우 늑골 중앙에 위치한 흉골 뒤쪽의 심장 앞에 있는데, 신생아 때부터 발육해 그 크기가 사춘기에 정점을 찍었다가 성인이 되면 점차 퇴화돼 5~25g 정도의 작은 조직만 남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흉선이 퇴화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퇴화하지 않은 흉선에 종양이 생기거나 비대해지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흉선종으로 불리는 흉선암과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이 흉선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흉선암은 흉선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의 과다 증식에 의해 나타나는 악성 종양으로, 국내 전체 암 발생의 0.3%를 차지할 정도로 드문 암이지만 다른 암처럼 타 장기에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흉선암의 5년 생존률은 초기의 경우 74~90%로 높다. 다만 3기(33~50%)나 4기(24~40%)로 진행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므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흉선암은 40~60세에서 주로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선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병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건강검진 등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는 기침, 흉통, 흉부 압박감,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흉부 엑스레이에서 흉선암이 의심되면 흉부CT를 촬영하게 되고 조직 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이 이뤄진다.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암의 병기와 완전 절제 가능성 그리고 조직학적 형태에 따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도 고려될 수 있다”면서 “수술로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흉선암 치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이다. 흉선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에 의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면역체계 파괴하는 ‘중증근무력증’


중증근무력증은 전신에 있는 근육의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전신의 모든 근육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 근육 기능의 저하로 걷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호흡에 필요한 근육의 힘이 빠지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다.


중증근무력증의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증근무력증 환자 15%에서 흉선암이 발견된다. 또한 65%에서 흉선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흉선비대증이 나타나는 것에 비춰볼 때 흉선이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중증근무력증을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증근무력증은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서는 발병 이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치료는 흉선을 절제하는 것으로 발병 이후 가능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


김 교수는 “기존에는 가슴 중앙 부위를 절개하고 흉선 절제를 했으나 가슴 중앙에 큰 흉터가 남을 수 있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흉부 접근을 통한 흉강경 수술은 갈비뼈 때문에 시야확보가 쉽지 않아 완벽한 절제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명치부분에서 접근함으로써 흉터를 최소화하면서도 흉선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흉선 질환들은 뚜렷한 증상이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 검진 시 흉부 엑스레이 검사나 CT 촬영을 통해 흉선 이상여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