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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오프라인’ 무게 중심 옮기는 공연계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5.01 00:05
수정 2020.05.01 00:08

코로나19 직격탄 맞자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봇물

확진자 줄어들자 공연 재개 움직임, 5월 반전 기대감

코로나19로 공연을 중단했던 공연장들이 하나둘 공연 재개 소식을 알리고 있다. ⓒ 뉴시스

공연계를 뒤덮었던 안개가 걷히고 있다. 그동안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공연계의 발걸음에 서서히 힘이 붙는 모습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4월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명 늘어나 총 1만 765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4명도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지역 발생은 0명이다. 지난 4월 19일 이후 12일째 10명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정부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에 발맞춰 그동안 정부 지침에 따라 공연을 중단해온 국공립 공연장들도 서서히 오프라인 공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준비에 한창이다.


앞서 공연계는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 2월 23일, 그리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3월 22일, 두 차례의 커다란 변화에 공연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공연 취소가 잇따랐고,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생중계 붐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18일과 19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TV)'를 통해 공개한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방콘'은 이틀간 조회수 5059만 건을 기록했다. 최대 동시접속자는 무려 224만 명이었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지난 4월 3일 유튜브 채널 'The Shows Must Go On!'를 통해 매주 금요일마다 뮤지컬 한 편씩 공개하고 있는데,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해 무려 1000만 명이 접속하기도 했다.


공연계는 신작 개막이나 제작 소식이 아닌, 언택트 공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나날이 떨어지는 매출과 소극장 폐업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5월 이후엔 큰 변화가 불 전망이다. 이미 공연을 재개한 곳도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연극 '흑백다방'을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지난 2월 연극 '여자만세' 이후 무려 두 달 만의 공연 재개인 데다, 국공립 공연장으로선 처음으로 공연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휴관 중이던 고양문화재단도 고양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 공연장을 다시 열었다. 첫 공연은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4월 25과 2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뮤지컬 '맘마미아!'와 연극 '렛미인' 취소 소식을 알렸던 신시컴퍼니는 6월 뮤지컬 '렌트'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신시컴퍼니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던 광야아트센터가 5월 1일부터 뮤지컬 '요한계시록' 연장 공연을 재개한다.


광야아트센터는 "운영을 재개한 이후에도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정 기간 좌석 간 거리 두기와 정기적인 공연장 소독, 체온 측정,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 제작사 고스트컴퍼니는 뮤지컬 '6시 퇴근'을 5월 22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고스트씨어터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창설 70주년을 맞이한 국립극장도 5월에 다시 문을 연다.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신작 '춘향'을 오는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약 두 달간 문을 닫았던 국립극장은 이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과의 스킨십을 시작한다.


3, 4월 개최가 불발됐던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김성진)의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도 5월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최한다.


이밖에도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는 뮤지컬 '렌트'를 6월 15일부터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앞서 뮤지컬 '맘마미아!'와 '렛미인'의 취소로 큰 피해를 겪었던 신시컴퍼니는 이 작품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공연 제작사 쇼노트는 뮤지컬 '제이미'의 7월 한국 초연 소식을 전했다. '제이미'는 2017년 영국 셰필드에서 초연을 선보인 후 관객과 비평가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그해 바로 웨스트엔드로 옮겨와서 지금까지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신작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반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끝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공연을 멀리했던 관객들이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철저한 방역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월부터 매달 급격하게 떨어지는 매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공연계가 모처럼 찾아온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세심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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