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준플레이오프 축소’ 15.4% 뒤집기 변수 못 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4.25 12:39 수정 2020.04.25 22:04

정규시즌 144경기 유지 위해 준플레이오프까지 축소

역대 준PO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00% 확률로 PO행

2013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니퍼트를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 ⓒ 뉴시스 2013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니퍼트를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 ⓒ 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졌던 KBO리그가 다음달 5일 어린이날에 야구팬들을 찾아간다.


앞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5월 5일(화)을 개막일로 확정하고, 개막 초반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후 관중 입장은 코로나19 상황 추이를 본 뒤 단계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KBO는 연 760억 원에 달하는 중계권료를 확보하기 위해 144경기를 오롯이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7월 예정이던 올스타전을 열지 않고 2020 도쿄 올림픽이 연기됨에 따라 약 20일 간의 휴식기에도 경기를 치른다.


주목할 점은 가을 야구의 축소다. 일단 KBO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던 준플레이오프의 일정을 3차전까지만 치르는 3전 2선승제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 해 야구 농사인 포스트시즌 축소 운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일 “144경기가 확정되면 정해진 것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포스트시즌은 팬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경기인데 최고 인기 스포츠의 가을 잔치를 줄이다니. 오히려 정규시즌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준플레이오프의 경기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집중도와 재미 또한 반감될 수밖에 없다.


1989년부터 도입된 준플레이오프는 3전 2선승제(2005년에는 5전 3선승제)로 유지하다 야구의 인기가 다시 올라간 2008년부터 지금의 5전 3선승제로 치러지고 있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 데일리안 스포츠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 데일리안 스포츠

먼저 2승(3경기)을 거두냐, 3승(5경기)이냐의 여부는 시리즈 전체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했다.


특히 16차례 열린 3전 2선승제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100%(16회)에 달했다. 그리고 절반이 넘는 9차례나 2차전서 시리즈가 끝났다. 초단기전에서의 기세 싸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난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5전 3선승제로 바뀌고 난 뒤에는 시리즈가 보다 박진감 넘치게 흘렀다. 1차전 승리 여부는 여전히 중요했으나 뒤집기 또한 심심치 않게 나왔다.


무엇보다 3전 2선승제였다면 그대로 탈락 수순을 밟게 됐을 ‘먼저 2패 후 뒤집기’도 2번이나 나왔다.


주인공은 모두 두산 베어스로 2010년 준플레이오프서 롯데는 맞아 홈에서 먼저 2패를 당했으나 사직 원정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다시 잠실로 돌아와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는 운명의 5차전서 니퍼트를 상대로 박병호의 9회말 동점 3점 홈런이 터진 시리즈였다. 하지만 이때에도 승리는 연장 접전 끝에 두산이 가졌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는 총 13번이었고, 이 가운데 2번이 먼저 2패 후 시리즈를 뒤집었다. 확률상 15.4%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러나 KBO는 이번 시즌에 한 해 준플레이오프의 박진감을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