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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금융지주 1분기 실적 '심상찮은' 경고음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입력 2020.04.24 06:00
수정 2020.04.24 05:02

일제히 실적하락 예상…영업이익‧순이익 부진 '금융 한파'

코로나19 직격한 2분기는 상황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여의도 금융가 전경(자료사진) ⓒ뉴시스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이번주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실적 경고음'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잔치를 벌이던 4대 금융그룹들은 1분기부터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KB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3.7%(1162억원) 감소한 7295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 1분기 621억원 이익에서 올해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KB금융을 포함한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손실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사 1분기 순이익은 약 2조6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사 별로는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8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하나금융은 5373억원(-3.0%), 우리금융은 4850억원(-21.1%)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권에선 이번주가 주요 금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파를 버틸 체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 발표되는 시기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KB금융의 경영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4일에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27일에는 우리금융과 IBK기업은행의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1분기 실적 부진은 '예상된' 결과지만, 문제는 2분기 이후부터다. 실물경기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금융시장의 특성상 2분기를 넘어 하반기 금융지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은 잊어라…금융지주 보수적 운용 필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지주 2분기 예상 순이익은 또 한 차례 하락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들어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총 순이익 전망치도 10조6760억원으로 연초 전망치(11조 4555억원) 보다 낮아졌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빅컷'의 파장이 본격적으로 밀려들고,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실물 경기침체까지 하반기에 반영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금융지주들은 연말까지 이익방어 총력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60조970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6조5246억원) 감소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금융권에선 실물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상황에 부실관리를 비롯한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사상최대 실적은 빨리 잊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악조건을 가정에 두고 보수적인 운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들의 연간 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융지주들은 NIM 축소 압력이 가중될 여지가 큰 가운데 2분기부터 실적 방어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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