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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의 잡설> 백팔 번뇌


입력 2007.11.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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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煩惱) 란 ´마음이 시달려 괴로움´ 을 뜻하는 말로 불교적으론 심신을 괴롭히는 모든 망념(妄念)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인간은 생명을 얻어 살아가는 동안 생, 노, 병, 사의 과정에 살면서 희, 노, 애, 락을 느끼며 살게 된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즐거운 시간보다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일이 더 많게 된다.

그것은 번뇌를 집착(Klesa) 으로 번역하듯이, 자신과 주변과 소유 등에 대해 집착을 하므로 마음이 오염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결국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늘 슬프고 괴로운 것이 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번뇌의 숫자를 불가에서는 통칭하여 백팔가지라고 한다. 즉, 중생이 갖고 있는 번뇌의 가지수를 108 가지로 열거한 것을 백팔번뇌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백팔이라는 숫자가 나온 근거는 6근(六根) 이라 부르는 눈, 코, 혀, 몸, 귀, 분별의 6가지 감각기관으로 느끼는 고락(苦樂)을, 좋다, 나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이다, 의 3가지 판단을 곱해 6 * 3 = 18 이 되고, 육진이라 부르는 색, 성, 향, 미, 촉, 법 (色, 聲, 香, 味, 觸, 法) 의 6 가지에 역시 좋고 나쁨과 중간의 3 가지를 곱해서 18이 되며 이, 18+ 18을 합쳐 인간의 번뇌를 36가지로 구분한 것이라 한다. 물론 거기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3생을 곱하여 결국 108이라는 숫자는 나오게 되지만 기본적으론 36가지의 번뇌임을 볼 수 있다.

36이라는 숫자는 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가보잡기´라는 화투의 놀음종류가 있는데 두장 또는 세장의 화투를 가지고 9 또는 19 라는 숫자를 만드는 것이다. 3과 6을 더하면 두장만 가지고도 최고의 숫자인 9가 되는 것이다. ´삼십육계 줄랑행´ 이란 말이 있다. 흔히 손자병법으로 알려진 36계의 마지막 계책으로 불리해지면 줄랑행을 치는 것도 훌륭한 병법이라는 말이다.

그 36계의 첫번째는 ´만천과해 (瞞天過海)´ 라 하여 왕(천자)을 속이는 것이라 한다. 전쟁에 함께 나간 왕이 물이 무서워 건너지 못하고 있을 때 물이 아니라고 왕을 속여 왕과 함께 바다를 건너 전진하는 것으로 필요시 합당한 목표를 위해서는 왕이라도 속여야 한다는 것을 36 계의 제 1계로 삼고 있는 것이다.

´복마전´ 이란 말이 있다. ´마귀가 숨어있는 전당´ 이라 하여, ´번지르한 명목 아래 속에서는 끊임 없는 음모가 꾸며지는 악의 근거지´ 란 뜻이다. 전해 오는 이야기로는 내공을 아주 높이 쌓은 고승이 세상의 온갖 악귀들을 잡아 가두어 그들이 좋은 쪽으로 변신이 될 때까지 복마전에 가두어 두고 있었으나, 무슨 보물을 숨겨 둔 것으로 오해한 관리들이, 고승이 없는 사이에 들이닥쳐 악귀를 덮어둔 함을 열으므로 그 속에 갖혀 있던 108 의 악귀 들이 36 방향으로 36 계를 쳤다고 한다.

결국 그들은 우리가 잘 아는 중국의 3대 고전소설인 수호지에 나오는 108 인의 호걸로 다시 태어나 양산박에 자리를 잡고 정부군과 끝까지 싸우다 결국은 참혹하게 전멸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왜 하필 108 이라는 숫자를 번뇌의 숫자로 했는지는 몰라도 108 이라는 숫자가 수학의 자연수로 맞 곱하여 나오는 숫자는 12 개 밖에 없다.



1 * 108 = 108

2 * 54 = 108

3 * 36 = 108

4 * 27 = 108

6 * 18 = 108

9 * 12 = 108 이다.


그 백팔 번뇌를 생각해서인지 절에가서 절을 할 때도 백팔배를 하게 되는데 백팔배의 의미를 위의 12 개 숫자로 나누어 들여다보면,


1 배는 :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생각하며 절을 하게되고,

2 배는 :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3 배는 :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4 배는 : 나의 진정한 얼을 찾기 위해서,

6 배는 : 나의 영혼과 육체의 건강함을 위해서,

9 배는 : 오늘 여기 살아 있는 목숨의 귀중함을 위해서,

12 배는 : 가족간에 항상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18 배는 : 나의 스승이 내 안에 살아계심을 생각하며,

27 배는 : 남에게 원한을 품지 않으며,

54 배는 : 소유하되 일체의 소유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리고 마지막

108 배는 : 귀하고도 귀한 생명인 나 자신을 위하여 절을 한다고 한다.


글쎄, 그런 마음을 갖고 108 배를 한다고 해서 이 험한 세상의 108 번뇌가 어찌 없어지겠는가. 어차피 모든 번뇌는 밥 끊을 때 함께 끊어지게 될 것이며, 살아 생전에는 담배 끊기 만큼이나 어려울 듯하다.

어차피 이기지 못할 바엔 그저 안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하니 ´저 포도는 시다.´ 는 여우의 지혜를 빌려봄도 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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