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졌다 vs. 안 떨어졌다'…혼돈의 부동산 시장
입력 2020.04.07 06:00
수정 2020.04.06 15:38
통계는 계속 하락세라는데…공인중개소 “집값 그대로에요”
“-0.50% 수준의 변동폭 3개월 연속돼야 하락세 체감될 것”
최근 집값 하락 통계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 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특히 한 강남지역에서는 수억원씩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가 며칠 새 기존 실거래가로 다시 치고 올라오자, “집값이 떨어진 게 맞느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세를 체감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큰 하락폭이 이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3%를 기록했다.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자치구별로는 ▲강남(-0.21%) ▲강동(-0.17%) ▲송파(-0.16%) ▲서초(-0.07%) 순으로 떨어지며, 강남지역에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서도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0.02% 하락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지난해 7월 첫째주 이후 39주 만에 하락세로 꺾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직 하락세가 체감 되지 않는 분위기다.
강남구의 A 공인중개소는 “요즘에 집값이 떨어졌다는 기사를 본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한다”며 “하지만 가격변동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주 가끔씩 6월까지인 장기보유자 양도세 특별공제 때문에 급매가 나오는 게 있다”며 “최근에 규제로 대출이 안 나오다보니깐 10억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6월 말까지 잔금을 마무리 짓겠다는 조건 하에 일부 거래가 되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마포구의 B 공인중개소는 “떨어졌다고는 하는데 호가는 그대로다”며 “집주인들도 이 가격 아니면 안 팔겠다고 하고, 산다는 사람들도 대출이 안 나오니깐 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문의 전화만 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반기까지는 이런 관망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통계와 현장의 분위기가 상반되는 가운데, 최근 송파구에서는 집값이 수억원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잠실 대장주인 ‘리센츠’ 전용 84㎡는 기존에 19억원대에 실거래가 이뤄지다 지난달 3억원이나 내린 16억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일주일 후 이 아파트 동일 평형 매물이 19억5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가격을 원상회복 했다.
3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건 부자지간의 거래로 확인됐지만, 1건의 거래로 요동치는 시장 분위기를 보면 그만큼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예민해져있다는 방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통계적인 부분이랑 실제 개별 현장의 분위기는 상이할 수 있다”며 “보통은 -0.50% 수준의 하락폭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집값 하락세가 현장에서도 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